20대 국회가 개원됐지만 시작부터 국민들을 피곤하게 한다.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설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의장자리를 놓고 보이는 새누리당의 행보로 인해 20대 국회는 시작부터 파행으로 얼룩질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 자신들의 집단 이익에만 매몰 된 모습에서 총선에서 패배한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의 마음속에 국민은 사라진지 오래인 듯하다.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정말 애매모호하다. 의장은 애시 당초 새누리당의 관심밖에 있었다. 20대 총선결과의 그 민의를 따르겠다며 의장을 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것이 국민과의 약속이고 순리인 것처럼 얘기했었다. 그러나 불과 한달이 조금 더 지났는데 벌써 그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새누리당의 주요 상임위원장 확보라는 기만전술일수도 있지만 다시 집권당인 여당 몫을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국회법에 따르면 20대 국회는 오는 7일 국회의장·부의장을 선출하고, 9일까지 상임위원장을 뽑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새누리당이 이처럼 몽니를 계속해서 부린다면 현 국회법 준수라는 대명제는 쉽지 않아 보인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거듭나겠다던 새누리당은 어디로 가고 다시 과거의 화려했던 명성만 되찾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몽니를 제대로 부리고 싶으면 새누리당 성향의 무소속 국회의원을 영입하는 등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서 하면 그나마 대국민 설득에 나서면 가능한 일이기 하다. 총선 이후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결론내린 것은 바로 새누리당 자신들이다. 총선의 민심을 얘기하며 이를 받아들이는 차원이라는 것이 새누리당의 입장이었다. 물론 비박계 무소속 의원들의 조건 없는 영입은 받아들이기 어려웠겠지만 의장이 하고 싶었으면 도덕적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당시 영입했어야 하는 것이 옳았다. 새누리당이 이제와서 불과 한석 더 얻었다고 의장을 맡겠다는 것은 더불어 민주당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야당이 의장을 하면 박근혜정부의 잔여임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속내도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의 민심은 어디에 기인하는지 궁금하다. 총선결과의 민의를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이제 와서 새누리당 살길만 찾겠다는 이중적 행동은 당을 더욱 어렵게 만들뿐이다.총선결과를 제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선거가 끝이 난지 두 달도 되지 않았는데 민심을 내쳐 버린다면 새누리당은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당당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때만이 새누리당이 다시 설수 있는 것이다. 현실에만 급급한 나머지 무리수를 던지다보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를 일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구성 협상을 서둘러 마무리 짓고 진짜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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