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십 년을 잘 가르쳐도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잘 가르침만 못하고,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가르침이 아비가 하룻밤 부부 교합할 때 정심(正心)함만 못하니라.’-태교신기(胎敎新記)-동양태교먼저 동양 태교의 특징을 살펴보면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앞에서 설명한 태아의 정신적인 면을 강조하는 것이고, 태교는 임신하기 전부터 시작하여야 한다는 것이며, 또 하나의 특이한 사항은 부성(父性)태교, 즉 태교에 있어서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하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에 과학적으로 많이 증명이 되고 있는 부분이지만 그만큼 아버지의 태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현대의 동양의 아버지들은 태교에 대하여 어느 정도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지요. 아기가 태내에 있는 동안은 엄마의 몫으로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예전의 우리의 조상들은 아버지의 태교를 매우 중요시하여 태교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동양태교는 여러 고전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태교에 대한 기록으로 3천 년 전 중국의 고전의학서인 <황제내경>을 비롯하여 <사기>, <소학>, <열녀전>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인 칠태도(七胎道)와 태교신기(胎敎新記)가 그 것입니다. 이규태가 엮은 우리 전래의 칠태도는 민간에서 시행하는 3 태도에 상류사회의 4 태도를 합하여 일곱 가지 임신 중에 지켜야할 태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7태도(七胎道)제 1도에서는 임신 중 다섯 가지 금기사항, 제 2도에서는 임신부의 정서적인 면, 제 3도에서는 태아에게 해로운 태살(胎殺)의 장소를 피하라는 것, 제 4도에서는 임신부의 품위를, 제 5도는 임신부의 태도, 제 6도는 태아의 기품 형성을 위한 교육, 그리고 제 7도는 임신 중 금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답니다. 태교신기란 조선조 영조 때 사주당 이씨가 초안을 한 것을 그 아들인 언문지의 저자 유희가 완성하여 출간한 것으로 그 첫 장, 지언교자(只言敎子)의 장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스승이 십 년을 잘 가르쳐도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잘 가르침만 못하고, 어미가 열 달을 뱃속에서 가르침이 아비가 하룻밤 부부 교합할 때 정심(正心)함만 못하니라.’ 그만큼 태교의 중요성과 임신 전 마음가짐, 특히 아버지의 임신 전 태교의 중요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현대의학 연구에 의하면 정모세포가 성숙한 정자가 되기까지는 약 3개월간 아버지의 몸속에서 성숙한다는 사실입니다. 해서 건강하고 훌륭한 정자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정자의 집인 아버지가 적어도 3개월 전부터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여야 하며, 환경호르몬의 노출을 줄여야 합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건강한 아기를 가지기 위해서, 어머니는 물론이거니와 아버지 또한 엽산을 미리 복용하면서 임신을 시도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아비가 낳는 것과 어미가 기르는 것, 스승이 가르치는 세 가지가 합하여야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아기를 낳고 어머니 자궁에서 열 달간을 교육시키고, 태어난 후에 선생님이 가르친다는 것은 태아 자체도 하나의 인격체이며 나이를 부여받는 존재임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말이지요. ‘아버지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신다.’ 아버지가 아이를 낳는다는 사실을 우리의 조상들은 이미 알고 있었고, 또한 얼마나 중요시했는가 하는 이 사실에 현대의 아버지들은 얼마나 가슴이 뭉클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