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80년대만 해도 골프는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사치운동으로 여겨져 왔다.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골프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도 예외는 아니어서 골프에 관한한 수시로 골프금지령에 시달려야 했다. 전쟁의 위협에 처해 있는데도 무술연마는 태만히 하고 골프에 열을 올린다는 이유로 금지령을 내렸는가하면 500여년의 골프역사동안 동서양이라는 시공간을 넘어 우리나라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다.아마도 골프마니아들이 골프금지령에 한두 번 시달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 이다. 하지만 이런 위화감을 조성하는 사치스포츠라는 선입관을 단번에 불식시킨 대 반전이 있었으니 아직도 우리기억에 생생한 1998년 스물한 살 박세리 선수가 US여자오픈 선수권에서의 우승이 그것이다.최연소우승, 아시아선수 첫 우승, 사상 첫 신인선수의 메이져 대회 2연속 우승 등의 부제가 달린 박세리의 우승은 당시 IMF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과 상실감에 젖어 있을 때 엄청난 희망과 용기로 다가왔다.그 이후부터 골프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추세에 힘입어 박세리 키즈들은 LPGA를 접수하며 여자골프에 관한 한 세계최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더불어 이후 다 반사로 스포츠 방송이나 지면에는 골프 뉴스들이 맨 먼저 더 크게 보거나 더 많이 들을 수 있게 되었다.그런데 골프 뉴스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골프선수들의 가족사랑은 못 말릴 만큼 각별하고 감동적이라는 점이다.5월도 어언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가정의 달 5월이 저물기 전에 골프선수들의 가족 사랑을 통해 가정이야 말로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라는 것을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타이거 우즈와 함께 세계 남자골프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는 필 미켈슨의 모자 좌측에는 항상 유방암 예방 켐페인의 상징인 핑크색 리본이 달려 있다. 그의 아내가 정밀검사결과 유방암임이 판명되자 모든 대회의 무기한 결장을 선언하고 완쾌 판정을 받을 때까지 병원을 떠나지 않았고 완쾌 후 리본을 달기 시작한 것이다. 또 샌디에이고서 열린 딸의 졸업식 참석을 위해 3,800km를 날아 대회당일 새벽에 도착하여 졸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엄청난 상금과 권위로 모든 선수들의 선망이 되는 메이져 대회보다도 그에겐 딸과의 약속이 훨씬 중요했음을 알 수 있다. 각종 대회에서 철인의 풍모를 보였던 그였지만 아내의 암 투병에 눈물을 보이는 것이 다반사였다. 랭킹과 상금 우승횟수에서 타이거 우즈에 밀리지만 미국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가족 사랑이 바탕이 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빈민가의 알콜 중독 문제아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제이슨 데이의 가족 사랑은 눈물겨울 정도다. 열두 살에 술을 마시고 밤이슬을 맞으며 쌈박질을 하면서 보낸 파란 만장한 유년시절이었다. 호주의 빈민가에서 살면서 쓰레기장에서 주운 3번 우드로 아들에게 골프의 꿈을 키워주었던 아버지의 죽음은 어두운 과거의 궤도를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하였다. 가난과 희귀병 등 수많은 난관을 딛고 지난해 마지막 대회를 석권한 불굴의 골퍼 제이슨 데이는 `나의 모든 것은 어머니, 두 살 연상의 아내, 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다` 고 우승 소감에서 말하고 있다. 그의 눈물은 가족이 인생의 모든 것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