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가시가 되고때로는 다른 사람의 눈에 박혀피눈물 맺히게 하고세상의 관절마다 파고든 그것들이 녹슬어 빨갛게 될 때까지아무도 멈추지 않는다딱 한 번사랑할 때만 빼고시의 산책로-고금을 무론하고 혀는 만악(萬惡)의 원천이요, 말하기의 근원이다. 세 치 혀만 잘 다스려도 누구나 군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현실은 그게 잘 안 된다. 사람이란 보이는 것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고, 보지 못한 일에 대해서도 본 것처럼 말하며, 잘 모르는 일에 대해서도 아는 척하기를 즐겨한다. 누군가의 일이 잘되면 시기심이 발동해 온갖 험담을 늘어놓기 일쑤다. 가시와도 같은 혀의 ‘공격성’이 늘 문제를 일으키니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엄밀히 말하면 혀는 언어를 작동시키는 신체의 한 부분이다. 혀를 통해 나오는 언어의 원천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서로 사랑을 할 때에는 어떨까? 사랑하는 관계에서 혀가 사용되지 않을 리도 만무하지만, 이때는 상대방을 쉬이 비방하진 않는다.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렇다. 이 시의 화자(話者)는 붉은 혀를 두고 ‘녹슬어 빨갛게 될 때까지’란 극단적 비유로 표현했다. 시 전체에 나타난 절제된 언어로 그 간결미까지 잘 보여주고 있다. 현대시의 전형(典型)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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