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 복합체육관 만인당이 찬밥대접을 받고 있다. 부실시공 논란을 빚고 있는데다 포항시의회는 보수예산마저 전액 삭감하면서 만인당 체육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우선 보수부터 하자는 입장과 완벽하게 보수가 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여기에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단이 만인당 건설과 관련, 포항시 관련공무원을 징계 요구 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이래저래 혼란스럽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단은 지난해 10월 만인당에 대한 감사에 착수, 올해 초 5건의 지적사항을 통보했고 포항시는 지적사항에 대한 답변자료를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부실시공이었다면 관리를 못한 포항시의 잘못이 크고 이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 그러나 포항시가 예산부족과 공기에 쫓겨 설계부터 근본적으로 잘못된 공법을 택했는데도 포항시의회가 관련예산 심사과정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면 역시 그 책임의 한계에서 벗어 날수 없다. 포항시는 이번 추경에 만인당 보수를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편성, 포항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시는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당분간 현 개방상태는 유지하기로 했다. 만인당은 지난 2013년 사업비 70억원을 투입, 포항종합운동장 내에 부지 2만9천388㎡, 건축연면적 7천206㎡(가로 120m, 세로 58m)의 지상 1층 규모로 지어졌다. 이곳에서는 배드민턴, 배구, 농구, 핸드볼, 탁구 등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준공 이후 지반 침하로 건물 바닥이 내려앉고 벽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부실시공 논란을 빚어왔다. 결국 포항시는 2015년 한국지반공학회에 지반안전성검토 용역을 의뢰해 건물 구조에는 이상이 없지만 향후 36년에 걸쳐 최대 34.29㎝의 지반 침하 추가 발생예측을 통보받았다.만인당의 심각한 침하 원인은 하중에 취약한 부지에 연약지반처리를 하지 않고 성토 후 바닥슬라브를 시공했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바닥을 구조물 위에 놓은 것이 아니라 구조물 사이에 건설하다보니 슬라브의 하중이 연약지반을 오히려 누르는 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지반공학회는 보수대책으로 침하가 발생한 체육관 바닥 아래에 콘크리트 보수제를 채워 넣는 방식의 지반압밀주입공법을 내놓았다. 문제는 이렇게 해도 완벽한 보수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의회는 예산을 삭감했고 포항시는 현재 상태로 유지하기로 결론 내렸다. 부실공사가 있었다면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설계상의 근본문제라면 보수를 해야 한다. 그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 완공한 체육관을 방치 할 수 없다. 예산을 들여서 보수를 하든지 아니면 철거를 하든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