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포항시, 포스코, 포스텍이 미래산업을 열기 위해 구축한‘상생협의회’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왔다. ‘상생협의회’는 경북도와 포항시, 포스코, 포스텍이 지역의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이 위축되면서 수출 감소는 물론 지역경제가 어렵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구축한 기구다.주 타켓은 1천550조 원의 health care시장을 선점할 신약개발, 전략산업의 하나로 철강산업을 견인할 타이타늄, 철강고도화 등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보고회가 지난 20일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있었다. 이날 열린 ‘가속기 기반 첨단 신산업 육성전략 보고회’는 상생협의회가 우선 추진하기로 한 신약개발을 위해 ‘가속기’ 추진현황과 현재 추진 중인 신약개발에 대한 추진경과 등 진행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보고회는 김관용 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김도연 포스텍 총장, 포항지역 산학연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우주와 생명현상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불리는‘가속기’는 빛의 속도로 가속한 기본 입자를 목표 물질에 타격시켜 발생하는 빛을 활용해 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대형 연구 장비다. 이는 기초연구에서 생명과학, 나노산업, 의학,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노벨물리학상의 20%가 가속기에서 나오고 있을 만큼 첨단산업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도는 1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양성자가속기, 3세대 방사광가속기,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가속기 기반 신약 클러스터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 준공될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막 단백질 구조분석이 가능한 최첨단 연구시설이다. 신약개발의 60%가 단백질 구조분석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타미플루, 비아그라 등이 가속기를 활용해 개발한 대표적인 신약이다.이날 가속기 추진현황을 보고한 이기봉 포항가속기연구소장에 따르면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길이가 1천100m에 이르며, 사용된 콘크리트 양은 인천공항에 사용된 양보다 많다. 면적은 축구장의 50배 크기이며, 평탄작업을 위해 퍼낸 흙의 양이 무려 덤프트럭 12만대 분량이다.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장비 국산화율이 무려 70%에 이른다. 가속기 부품 생산업체인 ‘백트론’은 장비 국산화로 올해 인도에 100만불의 수출계약을 성사 시킨 바 있다. 앞으로도 중국, 이란 등에도 가속기 건립이 예정돼 첨단 연구장비 수출이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아울러 경북도가 진행 중인 4세대 가속기 시설을 활용한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주목 받고 있다. 포스텍의 장승기 생명공학연구센터장은 “Bio시장은 3대 효자 수출산업인 반도체, 화학, 자동차 보다 커질 전망”이라며 “가속기 기반 신약프로젝트를 성공시켜 한국에서도 노벨상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경북도와 포항시는 신약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최근 신약개발 지원팀을 포스텍에 파견하고, 가속기 클러스터 협의회를 구성해 신약분과를 출범 시킨 바 있다. 이와 함께 신약산업을 견인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키로 하고 지난달 실시한 추경에서 70억 원을 확보했다.오픈-이노베이션센터는 GMP시설과 연구 장비 등을 구축하고 수도권 국내 중견기업, 포스텍 동문기업(APGC)과 해외 대기업 1개社 등 국내외 바이오 기업 23개와 국제연구소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건설은 2017년 완료할 계획이다. 김관용 지사는 “신약시장은 성장성이 가장 높은 산업으로 안동의 백신산업, 구미의 의료전자, 경산의 한방산업을 연결해 K-medi 융복합 벨트를 조성하겠다”면서 “향후 가속기를 통해 과학 경북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경상매일신문=노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