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홍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다 말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각자의 길로 가자는 것으로 결론은 분당이다. 비박과 친박으로 나눠 당내에서 갈등을 일으키며 싸우기보다는 차라리 남이 되어 하고 싶은 것 하자는 얘기다. 막장 드라마를 넘어섰다.이 같은 모습을 지켜봐야 할 대구 경북지역 새누리당 당원은 참담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경북지역은 전체, 대구도 야당 후보를 제외하고 사실상의 새누리당 성향의 후보들을 선출했다. 새누리당이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다고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대구 경북에 더 가깝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부산 경남에서 상당한 출혈을 맛봤다. 그래서 대구 경북지역 새누리당 당원들의 씁쓸함은 배가 되고 있다.새누리당 사태의 핵심은 친박 패권주의를 둘러싼 논란이다. 친노패권주의로 갈등을 일으켰던 민주당과 다를 바 없다. 사실 친박계는 지난 2007년 대선 때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경선정국의 결과물이다. 당시 이명박 캠프와 맞섰던 박근혜 후보 캠프 참여자들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경선에서 패배한 친박계는 이명박 정부에서 ‘현역의원 40% 물갈이’를 언급하면서 공천 칼날을 휘두른 친이계에 밀렸다. 대거 낙천한 친박계는 친박연대를 만들었고 무소속 당선된 후 복당은 했지만 18대 국회에서 다수파인 친이계를 당해내지는 못했다. 친박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당내 최대 계파가 되면서 정국의 중심이 된다. 19대 국회 전반기에는 친박계인 황우여 의원이 당 대표를 맡은 데 이어 이완구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맡기도 했다. 또 이한구, 최경환 의원 등이 원내지도부를 장악했고 친박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정국이었다.이 무렵 친박계는 내부에서 반기를 든 인사들에 대해 당을 떠나게 만들 정도로 패권주의적 대응을 시작했다. 친박계가 4ㆍ13 총선에서 유례없는 공천 보복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참패했다. 총선 결과 새누리당이 얻은 122석 가운데 친박계와 비박계가 6대4정도의 어설픈 의석 분포를 보이고 있다. 어차피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패하면서 국회의장 몫까지 내놓았다. 지금 분당한다고 해도 별로 잃을 것이 없는 것이 새누리당 입장이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사태에 분통터져하는 대구·경북지역민들이 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을 보여줬던 대구 경북지역민들도 이번 선거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야당도 선출하고 무소속도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대구의 정서가 변하기 시작했다. 경북은 여전히 새누리당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지만 이런식이라면 마음을 바꾸겠다는 지역민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새누리당 국회의원만 이런 변화를 모르는 것 같다. 이해하지도 않으려한다. 때가 되면 알게 되는 그 때는 이미 늦었다는 것을 이제라도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