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화인 장미가 시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시는 시화 재선정과 관련, 본지에서 취재에 들어가자 뒤늦게 장미 식재, 동산 조성 등의 대책 마련을 강구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시화가 탄생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장미는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한 셈이다.따라서 장미가 시화로 부적절하다면 이제 새로운 수종의 시화를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포항시 관계자에 따르면, 장미는 지난 1995년 영일군과 포항시가 통합되면서 시민 의견 수렴, 의회 의결, 상징물선정위원회 등의 과정을 거쳐 시화로 선정됐다.당시 선정 과정에서 장미는 시민들이 가장 많이 제안한 꽃으로, 주된 색이 붉은 색인데다 ‘불타는 사랑’, ‘아름다움’ 등의 꽃말을 가지고 있어 철강도시 포항시민의 열정을 상징하는데 알맞아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수십 년이 흐른 지금 포항에서 장미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은 형산강 산책로와 양학동 장미터널 뿐이다.포항 호미곶, 포항운하 등 대표적인 관광지엔 장미 대신 유채꽃이 심어져 있고, 포항시의 얼굴 격인 시청 인근에서도 장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한 때는 의회동 청사 앞에 ‘장미동산’을 조성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고, 시화와 무관한 동백꽃만 피어있다.해마다 시에서 봄 축제로 개최하는 꽃 축제의 메인 테마도 장미가 아닌 튤립이다.반면 포항의 자매도시 일본 후쿠야마는 포항과 똑같은 시화 장미를 지역 내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도록 식재해놨으며, 장미 향수 개발, 장미 축제 개최 등 시화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시는 자매도시인 후쿠야마에서 장미축제가 열릴 때마다 꾸준히 축하단을 파견하고 있지만, 장미 활용에 대한 벤치마킹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수년 전 포항을 방문한 후쿠야마 시의회 일행이 장미동산을 조성한다면 다양한 장미종묘 제공 등의 지원을 하겠다고 제의까지 했지만 지금까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시민 김모(49)씨는 "포항의 시화가 장미라는데 사실 그 말을 들어도 딱히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장미 생육이 어렵다면 키우기 쉽고 포항시와 좀 더 연관성 있는 꽃으로 시화를 바꿔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경상매일신문=김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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