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민들은 대게를 제대로 볼 수도 없었고 맛보기는 더욱 어려웠다. 대게어획량이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니 가격은 급등할 수밖에 없다. 먹고는 싶지만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지역민이 많아진 것이다.그동안 대게는 고부가가치 어종으로 경북 동해안 어민들의 주 수입원을 차지할 만큼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대게어획시기가 되면 동해안 지역민들은 타지역에 비해 싱싱한 대게를 그나마 맛보기가 쉬웠다. 이제는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대게가 왜 이렇게 줄어들까. 일각에서는 무차별적인 불법포획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0일 포항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불법 포획한 대게가 2014년 8만여 마리에 이어 2015년 12만여 마리로 급등했다. 올 들어서만 이달까지 2만여 마리가 불법 포획된 것으로 조사됐다. 불법포획 건수 역시 지난 해 27건에 불과했으나 올 현재까지 33건이 적발돼 이미 지난해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불법포획 대게를 시가로 환산하면 지난해 기준 6억 원 상당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불법 포획되면 줄어든 암컷대게 가치를 환산하면 엄청나다고 진단했다. 연간 2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다.이같이 대게 불법포획이 늘어난 것은 자원고갈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불법포획이 늘면서 자원은 줄어들고 가격은 높아지자 불법포획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불법대게 유통책과 판매책이 점조직화 하고 이들에게 물량을 공급하는 일부 어민들의 대게 불법포획 횟수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구룡포 수협과 신포항수산에서 거래된 대게 위판량과 가격은 이 같은 대게 감소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4년 75여 톤, 163억여 원이던 것이 2015년에는 70여 톤, 135억여 원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2년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 4월과 비교해 3톤이 감소하는 등 매년 수 톤에 이르는 대게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해경이 불법포획 근절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다. 어민들과 간담회를 통해 불법포획 근절을 알리고 있지만 불법포획의 유혹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갈수록 점 조직화 되고 있는 대게 불법포획 사범을 적발하기 위해서는 어민들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다.영덕과 구룡포 등은 주말이면 대게를 찾는 외지관광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그러나 높은 대게가격에 파는 상인도 관광객들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맛은 보지만 어려운 경제사정에 주머니사정은 더욱 민감해진다. 대게 불법포획에 따른 대게어획량 급감이 가져다 준 신풍속도여서 씁쓸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