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생산량 전국 1위, 오징어 어획량 전국 1위, 과메기 생산량 1위이것이 구룡포를 나타내는 기본지표이다. 누가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어촌의 전진기지이고 일제시대부터 부유한 어촌마을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포항지역 조손가정, 한부모 가정이 제일 많은 곳이 구룡포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그렇다보니 구룡포는 아이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고 집에서 혼자 노는 아이들이 지역의 어느 곳보다 많은 지역이었다.11살 민희(가명)는 어릴때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학교를 다녀오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혼자 TV를 보고 게임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9살 민혁(가명)이는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는 있지만 아빠는 고기잡이 나가시고 엄마는 인근 공장에서 일하시느라 혼자 집에 있거나 친구들과 공차는 것이 놀이의 전부였다.구룡포의 아이들이 얼마전까지 지내온 모습은 바로 이랬다.하지만, 몇년사이 구룡포 아이들이 확 바뀌었다. 바로 지역민들과 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합심해 만든 `아이들이 행복한 마을 만들기` 일환인 `드림오케스트라`가 결성되면서 부터이다.아이들은 화요일 오후 3시30분만 되면 의례히 구룡포초등학교에 모였고 노철우 지휘자, 9명의 강사들과 함께 진정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갔다.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은 밝아졌고 자신감에 차 스스로 아동자치회를 만들어 운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뿐만아니라, 지역의 어른들까지 변화에 동참해 지금은 다른 곳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2012년 창단된 `드림오케스트라`는 처음 몇명의 구룡포 초등학생 아이들로 구성됐다.오케스트라를 시작할때 음악에 `음`자도 모르는 아이들은 악기에 별 관심이 없었고 평소 하던데로 게임이나 하고 운동장에서 공이나 차길 원했다.강사진들도 처음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촌의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할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어서였다. 지원을 약속했던 아동복지위원회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도 회의적인 입장은 마찬가지였다.하지만, 하루 하루가 지나면서 변화가 찾아왔다. 전혀 관심이 없었던 아이들이 악보를 읽기 시작했고 바이올린에서 깽깽소리가 아닌 아름다운 선율이 흐리기 시작했고 플루트에서는 픽픽소리가 아닌 목관악기의 맑은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그렇게 시간이 흘러 현재는 34명의 초등학생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예산도 만만치 않았지만 구룡포아동복지위원회와 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후원, 십시일반모인 후원금으로 1년에 1억원이 넘는 예산을 5년 가까이 지탱해 오고 있다. 창단이후 아이들은 7개월 후 첫 연주회를 열었고 대성공이었다. 작은 오케스트라가 어둡기만 하던 작은 어촌 마을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 넣은 것이다.이렇게 하루 하루 변화가 이어지자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님들까지 관심이 보이게 되었고 지난해는 `금노상` 지휘자와 함께 `광복70주년 기념 연주회`를 개최했다. 또한 ,세종문화회관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4회 나눔음악회`를 갖는 등 전국적 유명세를 타게 됐다.드림오케스트라`가 자리를 잡으면서 구룡포 지역사회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지역에서는 `서로 보살피는 구룡포사회만들기`란 구호아래 황보관현 아동복지위원회 위원장을 필두로 구룡포읍장, 수협, 농협,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학부모들이 함께 나서 구룡포 개혁에 나섰다.아이들을 위한 아동 안전지도가 만들어졌고 학부모자치회 까지 꾸려져 우리아이들 돌보기에 나섰다. 그동안 다방과 허름한 집만 많다던 어두운 어촌 구룡포는 이렇듯 여러사람들의 작은 노력 덕분에 밝은 이미지로 변해갔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문선종팀장은 "드림오케스트라 뿐 아니라 아이들과 더 많은 것을 기획중이다.아이들이 스스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커나갈수 있도록 계속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와함께 구룡포 아동복지위원회 황보관현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으로 `구룡포 아동복지위원회`를 설립했고 `드림오케스트라`를 운영중이다. 구룡포가 포항시내와는 떨어진 어촌이다 보니 문화와 접촉할수 있는 기회가 적은데 오케스트라를 통해 아이들이 꿈을 꾸고 지역사회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내년에 임기가 끝나지만 임기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더 큰 꿈을 꿀수 있는 구룡포를 만들어 나가겠다 "고 말했다.아직도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방치된 아이들이 많다.5월은 가정의 달이고 5월 5일은 아이들이 주인공인 `어린이날`이지만 그 혜택을 못받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드림오케스트라`가 구룡포란 작은 지역사회를 바꾸어 가고 있듯이 제2, 제3의 `드림오케스트라`가 탄생해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아이들은 우리의 미래, 대한민국의 희망이기 때문이다...[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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