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기계면지역에서 꿀벌이 떼죽음을 당해 벌꿀 생산에 차질이 우려돼 양봉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포항 북구 기계면에서 120군(벌통 세는 단위, 1군은 일벌 1만∼5만 마리)의 꿀벌을 사육하는 양봉업자 K씨(60)는 "1주일 전부터 벌통 주변에서 몇 마리씩 죽어 있는 벌들을 발견했는데, 2~3일 전부터는 수만마리씩 떼죽음을 당해 벌통에는 갖부화한 애기벌들만 있다"며 "40년간 양봉업을 경영해오면서 올해만큼 힘든 경험은 없었다"고 했다.5월 초.중순 아카시아 개화와 함께 꿀벌들의 본격적인 활동시기가 다가왔지만, 일할 꿀벌이 떼죽음을 당하면서 양봉농가가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매년 작은 규모의 폐사는 있었지만 이번같은 대량 떼죽음은 처음이다.지역 양봉농들은 올해 포항 기계면 지역의 경우만 하더라도 꿀벌 떼죽음에 따른 양봉농가 50가구에 대한 피해규모는 자그마치 5억여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K씨는 꿀벌의 떼죽음과 관련해 사과농가에서 적과제로 사용하는 살충제가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K씨가 사과 적과제용 살충제를 원인으로 꼽는 이유는 올해 기온이 올라간데 따른 사과수정시기가 빨라졌기 때문이다.사과농가는 수정시기가 끝난 후 불필요한 수정을 막기 위해 적과제인 살충제 살포를 실시한다. 평년에는 아카시아가 개화한 이후인 5월 중순께 적과제 살포가 이뤄졌으나 올해는 기온이 높아 4월 말에 사과 수정이 끝나 일찍 적과제를 살포했다는 것.이로인해 꿀벌들이 농약을 먹고 벌통으로 돌아와 떼죽음을 했다는 주장이다.기계면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저독성인 석회유황합제를 사용하면 4번에 걸쳐 적과를 위한 약품살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살충제인 세빈은 그에 비해 성분이 강해 한번만 사용하더라도 적과효과가 뛰어나 불필요한 작업시간이 단축되는 장점이 있어 많은 사과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K씨는 “사과 적과용 살충제 사용에 따른 양봉농가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과수 농가들의 사전 조치가 없었다"며 “친환경농업을 장려해 매년 반복되는 벌꿀 생산에 대한 차질을 예방해야 한다”고 토로했다이와 관련, 농업진흥청은 사과농가에서 사용하는 적과제를 친환경농업으로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경북군위에 사과시험장을 마련하고 적과제에 대한 안전한 사용을 교육해 양봉농가의 피해를 줄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경상매일신문=신동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