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접어들었다. 농협경제연구원은 2020년 반려동물 시장을 6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쑥쑥 커가는 반려동물 시장의 이면엔 `동물학대`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 동물보호법에선 공공장소에서 배회하거나 버려진 동물을 `유기동물`로 규정하고 발생 신고가 들어오면 자치구별 유기동물 보호기관으로 연계한다. 이후 7일간 `주인 찾기` 공고를 하고, 10일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을 경우 입양 또는 안락사 처리가 된다. 이 비용만 한 해 100억원 이상이 든다.한국 사회는 이같은 불합리한 그림자를 없애기엔 아직 많은 한계가 있다. 동물보호법은 걸음마 수준이고,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몇 년 째 잠을 잔다. 동물학대 관련 이슈는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고, 한해 10만마리 가량 발생하는 유기동물은 길거리를 떠돌며,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애견숍에 진열된 강아지를 분양 받는다. 문제는 실제 입양으로 연결되는 케이스가 드물다는 것. 관할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선 30% 정도가 입양됐다고 추산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비율은 훨씬 낮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버려진 개라는 인식에 입양 자체가 힘들고 파양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묻지마 입양`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동물 안락사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며 늘어난 `묻지마 입양`이 또 다른 형태의 유기동물을 만들고 있다. 보호소의 안락사 문제나 유기동물 문제보다 `묻지마 입양`이 더 심각한 문제를 양산하기 때문이다.보호소의 전문성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상당수 사설보호소 시설이 비전문적으로 운영돼 질병·개체 관리에 취약하고, 심지어 개농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의혹도 심심찮게 나온다. 보호소 안에선 번식을 금해야 하기 때문에 중성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국에 100개 정도가 있다고 추정만 될 뿐 정확한 개수 파악조차 힘들고 규모·시설·운영방법 등이 모두 제각각인 게 사설보호소의 가장 큰 문제다.근본적인 원인은 대규모 번식장이다. 대규모 애견 번식장의 90% 이상이 무허가로 운영된다. 아무런 제재 없이 공장처럼 찍어낸다. 싸게 만들어주니, 책임감 없는 사람들이 분양받고 다시 버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생산만 효율적으로 관리해도 유기동물은 반의 반 이상으로 줄어든다.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동물을 버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키우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동물을 버린다. 동물이 작고 귀여운 새끼일 때는 누구나 동물을 갖고 싶어 하지만, 그 동물이 나이 들고 병 들어도 변함없는 사랑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진심으로 동물을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면 결국 우리 사회가 더욱 건전하게 발전될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