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직업 또는 직장이 없거나 학생 신분으로 결혼하는 여성의 비중이 10년 새 20%포인트나 급감했다. 주거비 부담 증가 등으로 신혼부부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직장이 있는 여성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다.지난해 직업이 없거나 학교에 다니고 있는 ‘무직’ 신분으로 결혼한 여성은 10만2915명으로 집계됐다. 결혼한 전체 여성(30만2828명)의 34%로 10년 전인 2005년(54%)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남성도 무직ㆍ가사ㆍ학생인 사람의 비율은 2005년 7.1%에서 지난해 4.7%로 하락했다. 반면 결혼 여성 중 전문직 직업을 가진 비중은 2005년 7.5%였으나 지난해 21.7%로 크게 늘었다. 무직 여성의 혼인 건수가 전체 혼인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47.3%에서 2011년 42.7%, 2014년 35.3%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예비부부들이 ‘맞벌이’를 선호하다 보니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결혼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성 직장인은 ‘결혼’을 직장생활의 걸림돌로 여기는 반면, 남성 직장인은 ‘결혼’을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 대구지역 주류기업인 금복주가 결혼한 여직원을 상대로 퇴사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2011년부터 홍보팀 디자이너로 일하던 여직원은 지난해 10월 회사에 결혼소식을 알린 후부터 끊임없는 퇴사 압박을 받았다.직장인 1천4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결혼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남성의 경우 75.9%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지만, 여성의 경우 71.8%가 ‘방해가 된다’고 응답했다. 여기에다 여성 직장인 67%가 경력단절을 피하기 위해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직장인들은 남성 직장인과 다르게 결혼을 하는 순간,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여성이 결혼을 하고 출산이나 임신을 하면 휴가를 줘야하는데 그 휴가기간의 공백조차 기업들은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이 같이 우리나라의 근로문화로 인해 결혼 적령기의 여성은 취직부터가 힘들고, 여성 직장인들은 결혼과 직장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하는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중국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싱글 여성인 `성뉘(剩女)`의 고민과 이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인 압박을 다룬 4분짜리 다큐멘터리 형식의 `잉여여성`이 큰 반향을 부르고 있다.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27세 이상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성뉘’로 구분하는데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잉여 여성` 또는 `남겨진 여성`을 뜻한다. 중국에서는 장기간 `한 자녀 정책`으로 빚어진 성비 불균형 문제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결혼을 촉구하는 데다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곱지 않다. 중국에서는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결혼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불효다.여성에게 결혼이란, 힘들게 쌓아온 자신의 노력이나 커리어가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과 같다. 지금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서 여성들이 직장을 다니기 위해 교육도 많이 받고, 인적 자원의 수준도 높아졌기 때문에 직장보다는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려는 여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