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독도 지도가 학계를 초긴장시키면서 진위 논란에 휩싸여 있다.
교육부 산하 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은 최근 한 장의 고지도를 독도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A씨에게 감정을 의뢰받아 연구조사에 들어갔다.
이 지도는 8년전 일본 골동품 가게에서 다른 독도 고지도 3점과 함께 나온 물품이다.
1900년 전후 필사본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도(사진 동국지도팔도전도)는 가로 75cm, 세로 52cm로 낡고 갈라진 부분이 많아 오래전 배접이 된 상태. 다수의 전문가들은 1895~1910년 사이 일본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재단 관계자는 "이 지도가 당시 만든 진본이라면 역사적인 사건이 될 만큼 귀중한 지도"라면서 "독도의 지명이 `독도`(獨島)로 처음 기록돼 있는 최초의 지도일 뿐 아니라 한일병합과 시마네현 `독도 공시` 당시 일본 스스로 현재 지명 그대로인 독도를 조선영토로 표기한 지도로 획기적인 발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해와 동해를 표기한 부분도 이채로울 뿐 아니라 남해쪽에는 지금까지 모든 고지도에서 표기된 적이 없는 고금도가 표기되어 있어 더욱 의아감을 자아내고 있다.
재단은 이 지도의 진실을 가리기 위해 고지도 전문가들과 수십일째 조사와 토론에 들어가 있다. 그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
고지도 전문가 L씨는 "지도 오른편 하단에 `팔도관명비록`이라는 소제목으로 조선시대 행정 직제, 성의 규모 등을 적고 수십번이나 접은 흔적을 보아 군사용이나 첩자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처음 보는 고지도"라면서 "1900년대 초에 일본에서 만든 지도로 보이며 독도 지명을 처음 사용하면서 독도를 조선 영토로 확실히 표기한 지도"라고 짐작했다.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고지도 수집가인 K씨는 "중국에서 제작된 위작일 수 가 있다"면서 "이 같은 위작 지도가 최근 국내에 반입되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종이의 질로 보아 인쇄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한지의 특성상 지도가 이렇게 갈라질수 없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또 다른 전문가는 "종이에 대한 더욱 확실하고 과학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지도의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재단의 연구팀들과 국내 고지도 전문가들이 속 속 동원되고 있다. 심지어 인사동 고미술품 관계자들까지 투입되고 있다. 기대반 의심반이다.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 홍성근 소장은 "진본이면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완벽하게 뒤 엎을 수 있는 대박"이라면서 "위작일 경우에도 이 지도의 원본에 대한 궁금증도 더욱 남게 된다. 그만큼 이 지도의 형태와 내용이 중요하다"고 고민하고 있다. [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