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 유교문화박물관은 25일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한결같이 군자의 길을 걷다’ 특별전을 개막, 오는 오는 8월 2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운영한다. ◇ 4대에 걸친 1백여 년간의 일기, 한 자리에서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 120여 년 동안 4대(代)에 걸쳐 기록된 총 39책의 일기자료가 한 자리에서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4대의 주인공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대장을 지냈던 근시재(近始齋) 김해(金垓, 1555-1593)와 그 아들 매원(梅園) 김광계(金光繼, 1580-1646), 그리고 그 손자 묵재(默齋) 김염(金石+廉, 1612-1659)과 증손자 과헌(果軒) 김순의(金純義, 1645–171 4)이며, 김해의 종형제 계암(溪巖) 김령(金坽, 1577-1641)과 김염의 동생 김선(金石+先, 1615-1670)도 일기를 기록했다. 한 집안에서 아들과 손자 대를 이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작성된 일기는 그 사례가 매우 드물며, 한꺼번에 실물이 공개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일기는 기록내용의 특성이나 그들의 호(號) 또는 자(字)를 따서 각각 `향병일기(鄕兵日記)매원일기, 묵재일기, 과헌일기` 또 `계암일록, 여온일기(汝溫日記)`(순서대로)라고 부른다. ◇ SNS시대에 마주하는 아날로그식 내면 고백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그때그때 감성을 토로하고 공감받는 것에 익숙해진 지금,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성격의 ‘일기’를 통해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시선과 감성을 따라가 보는 일은 신선한 경험이다. 이 일기들 안에는 전쟁과 당쟁 등 대내외적 격동기 사회를 살아가는 재지사족의 일상이 담담하게 녹아있다. 일기의 저자들은 하루하루의 일과를 써나가며 자신을 반추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삶의 철학과 도덕적 인격을 완성해 나간다. 또한, 자신들의 눈에 비친 그 시대의 모습을 꼼꼼하게 기록하면서 그에 대해 치열하게 염려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염려와 고민이 이들이 지식인으로서 시대의 아픔을 보듬어 안고 그에 부응하는 실천적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일기들을 통해 김해를 비롯한 6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된 인격체로 거듭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인의 자기반성과 사회적 역할을 돌아보는 전시와 학술대회일기자료 공개와 함께 이루어지는 이번 전시는 광산김씨 예안파 문중이 험난한 세월동안 오래도록 지켜온 선조들의 유물들을 선보이는 자리로 꾸며졌다. 지식인의 자기반성과 사회적 역할을 생각해보는 계기로 마련되었으며, 약 70여 점의 유물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광산김씨 예안파 문중의 인물과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유물들을 관람하는 동안 나를 돌아보고 남을 생각하며 보다 나은 사회를 함께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개막전인 25일 오후 한국국학진흥원은 특별전시와 연계해 ‘조선중기 사림의 등장과 선비상의 형성’ 학술대회도 함께 개최한다. 특별전시가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반성적 고민과 실천이 담긴 유물과 저술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면 학술대회는 그 속의 내용을 깊이 연구하여 보다 쉽게 대중에게 알리는 자리로 꾸며진다. 충효의 정신을 바탕으로 엄숙하면서도 강직한 자세로 불의와 타협하기를 거부했고 자연과 합일된 순수한 면모로 명리名利를 멀리하며 자기 수양에 골몰했던 오천 7군자들, 그리고 그 후손들의 의병활동과 일제강점기 한말 민족운동까지 당대 지식인들이 아픈 시대를 보듬어 안고 어떤 책임감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그 실천적 삶에 대해 연구자들이 발표할 예정이다. [경상매일신문=박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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