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문화와 예술부분을 총괄하는 문화재단 설립이 지지부진하고 있다.포항시는 지난 2014년 발효된 ‘지역문화진흥법’ 시행령을 토대로 포항문화예술부분을 모두 관장하는 가칭 ‘포항문화재단’ 을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시청 내에 TF팀을 구성하고 운영 중에 있다.포항시의 복안을 요약하자면그 동안 비전문가 집단이 운영 중인 시설관리공단과 축제위원회에서 관장하고 있는 불빛축제와 스틸아트페스티벌, 이외 각종 문화공연과 소규모 행사 등을 모두 포항문화재단으로 흡수해 관장하자는 것이다.시는 포항재단 내에 문화기획과 공연전시, 생활문화, 축제운영 등 4개 부서를 두고 33명의 상근직원(위원 등 비상근직 제외)과 49억 7천 3백만원의 예산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하지만, 지난 1월 용역 결과가 발표된 후 사업이 수개월째 별 진척이 없다.재단 설립 사업에 참여했던 위원은 “올 초 예산심의과정까지는 참여했지만 그 이후 갑자기 사업이 조용해져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다. 단지 내부적으로 재단이사장 선임문제 등으로 단체들 간에 다툼이 있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사업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단지 시의회 의견을 반영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또 지난 3월부터 시의원들과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운영 중인 도시를 돌면서 벤치마킹 중이며 성공사례와 실패사례 등 다양한 사례를 연구 중”라고 밝혔다.이럴 경우 올 연말까지 설립예정이었던 재단설립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최단기간을 잡더라도 올해 5월까지 각종사례를 분석하고 심의위원회를 거쳐 내부규정과 시 조례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따라서 아무리 빨라도 내년 2-3월에 가서야 설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재단의 운영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기존 포항시설공단 직원들을 고용하고 일부 신규인력을 채용한다고는 하지만 계획일 뿐 기존 인원들이 얼마나 재고용될지 명확하지 않다.서울이나 경기도의 경우 재단을 설립해 문화, 예술관련 고급인력을 채용해 운영에 만전을 기하고 전문성까지 갖추고 있지만 포항시설공단의 대부분 인력들이 전문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또한, 49억원이 넘는 예산 배분과 재원 확보도 문제다 불빛 축제나 스틸아트 페스티벌, 포항운하 축제 등 굵직굵직한 사업에 많은 예산이 배정되고 나머지 예산으로 다른 사업들을 진행하지만, 인근의 경주처럼 특정업체에 많은 예산이 배정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문화재단의 필요성에 문제가 될 여지도 남아있다.따라서 합리적인 예산배분이 선행돼야 할 것이며 정부예산과 민자 유치 등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자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이외에도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컨텐츠 개발이 절실하다.포항에도 시립교향악단과 합창단, 시립 연극단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특정계층이나 학생들의 참여만 있을 뿐 시민들의 참여가 미비한 실정이다.이에 따라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획공연을 늘이고 버스킹공연(거리공연)처럼 질 높은 다양한 컨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마지막으로 문화재단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서울과 경기지역 등의 성공사례를 분석해 적극 도입하고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재단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와 함께 내부적으로 감시 감독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춰 클린한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문화재단은 포항 문화예술의 총본산이다.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서울과 경기지역처럼 성공적인 재단으로 거듭나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할 것이고 실패할 경우 자리싸움과 각 단체 예산창고 구실만 하는 유명무실한 단체로 남게 될 것이다.[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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