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이웃을 위해 더 많이 돕고 싶어요”지역의 한 산골에서 과수농사를 짓는 농민이 자신이 생산한 사과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 일부를 지역사회에 수년간 기부해오고 있어 주위의 훈훈함을 전해주고 있다. 주인공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포항시 북구 장량동의 한 재래장터에서 아들과 함께 사과를 팔아 온 채원농원 대표 박재양(59ㆍ여ㆍ사진)씨. 박씨가 이곳에서 사과를 팔아 얻은 수익금은 한해 4백여만원 정도.박씨는 이돈을 모아 뒀다가 연말연시 장애인사회단체 및 지역학교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써달라며 7년째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14일 장터에서 기자와 만난 박 씨는 “예년엔 시장에 나오면 갖고 나온 사과를 몇시간 안에 다 팔았는데 요즘은 전국적으로 사과가 풍작인데다 값도 싸 잘 팔리지 않는다”며 지금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토로했다. 현재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일원에는 3년째 과수 풍년을 맞고 있으며 특히 사과는 과잉생산돼 농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농협에 따르면 포항의 경우 오는 7월께나 돼야 지난해 수확한 과잉물량이 소진돼 농가의 사과거래가 안정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사과농가의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다수 사과농가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 씨 농가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박 씨는 사과 판매 수익금의 사회기부 행위는 멈추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박 씨는 “최근의 어려운 상황때문에 사과 판매량이 예년 수준의 70% 에 불과하지만, 맛과 향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고정고객들 덕분에 판매실적은 그나마 다른 농가에 비해 나은 편”이라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기부 천사 박씨는 현재 아들 이대희(29)씨와 함께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사리와 합덕리 일원에서 1만평 규모로 사과농사를 짓고 있다. 박씨 과수원은 경치가 좋고 맑은 냇물이 흐르는 천혜자연의 환경인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박 씨는 사과의 맛과 향이 뛰어난 이유에 대해서 사과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빼어난 자연환경을 손꼽았다. 이어 박 씨는 사과의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식에는 특별한 또 다른 노하우를 공개했다. 박 씨는 막대한 재료비 부담에도 매년 1만여 평의 넓은 과수원에 정통막걸리를 뿌려 사과나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친환경농법을 7년 째 고수하고 있다.박 씨는 이러한 방식으로 맺은 산 사과는 단단하고 당도가 우수하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박 씨 사과를 맛본 고정고객이 늘고 있는데다가 최근 인터넷과 전화주문량도 늘어 판매부진해소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올해는 좀 더 많은 학교와 사회단체를 위해 도울 생각이었다”며 “아직 도움을 받지 못한 학교와 소외이웃을 위해 경제적 여건이 허락되면 올해는 더 많이 돕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신동선 기자 사진=이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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