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문화재단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논의가 시작되어 올해 초 ‘(가칭)포항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이 완료되고, 이제 설립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 한다.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를 흔히 과학 기술과 문화 예술의 시대라고 한다. 그 중에도 문화와 예술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과학과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문화와 예술은 그 자체로 이미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문화재단이 설립, 운영되고 있는 곳은 광역단체(시·도) 17개중 13개, 기초단체(시·군·구) 232개중 50개라고 한다. 포항시와 같은 규모의 기초단체 중에서 문화재단이 없는 곳은 찾기 어렵다.늦은 감이 있지만 포항 문화재단 설립을 환영하며 몇 가지 이에 관련한 기대와 성공 요인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먼저 지속 가능한 재원(財源)의 확보 문제이다. 문화재단은 특수 재단법인으로서 법인의 실체는 ‘재산’이다. 포항시에서 운용하고 있는 문화예술 활동지원 기금은 물론, 대기업이나 독지가 등의 출연금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문화재단 후원회 구성 등을 통한 일반 시민들의 소액 기부제도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재원 확보 없이 문화재단을 설립, 운용하다 보면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다음으로 문화재단의 운영은 철저하게 수요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재단 설립에 따른 문화의 향유는 포항시민의 권리이다. 수요자인 포항시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되어야 한다. 문화재단은 시민들의 욕구에 충실하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각 문화예술 단체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여야 한다. 문화 예술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주체들의 활동에 대하여도 최대한의 자율과 독립성을 보장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또한 문화재단의 설립과 조직, 운영에 있어서는 관(官)보다는 민(民) 주도로 이루어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간 전문가가 모든 일을 맡아 책임지고 시 행정은 보충적인 역할을 하는 관계로 가야 한다. 문화재단의 활동에 있어 위법, 부당한 일이 있으면 이를 지적하고 시정하는 소극적인 기능에 머물러야 한다. 민간의 자율성 확보가 문화재단 운영의 성패를 가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덧붙여 문화예술 단체간 이해관계가 대립될 때 문화재단이 일정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조정 기능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다.문화재단은 포항시 문화 예술의 총 본산(本山)이다. 포항 문화의 중추기관으로서 새로운 문화의 정체성 확립과 아울러 역사에 기반한 문화적 전통을 정립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나아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문화산업을 개발하고, 창업에서 번성으로 이끌어 갈 든든한 지원군의 역할도 수행해야 할 것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포항을 문화가 숨쉬는 도시, 예술이 꽃피는 도시로 가꾸어 나가는 데 문화재단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하지 않겠나 생각된다.문화가 융성한 도시가 미래 일류도시가 되리라는 확신을 하면서 포항 문화재단의 성공적인 출범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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