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소방서 봉화119 안전센터장 송홍정우리는 한번쯤 뉴스나 신문 등 언론에서 종종 ‘모세의 기적’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이 SNS가 발달되면서 가끔씩 ‘모세의 기적’이라는 이름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곤 한다. 이럴 때마다 많은 리뷰수를 기록하고, 수많은 댓글이 달린다. 또한 이러한 영상들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보도되곤 한다. 이렇게 국민들이 ‘모세의 기적’이라는 영상에 열광하는지를 반문해보면, 실제로 모세의 기적은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을 얻을 수 있다. 평소에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영상이나 일들이 일어날 때 더 환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모세의 기적’을 뜻하는 ‘소방차 길 터주기’가 왜 필요한 것일까? 소방에는 ‘골든타임’이란 말이 존재한다. 골든타임이란 화재의 초동진압과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으로 화재 또는 사고환자 발생 후 최초 5분을 말한다. 화재발생시 초기진압은 5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심정지로 인한 응급환자 발생 시에도 4분 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만 심각한 뇌손상을 방지할 수 있어, 긴급출동을 위한 골든타임 확보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그렇기에 소방관들은 항상 시간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그런 소방관들이 화재와 응급 현장에 골든타임 내에 도착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최근 소방관을 대상으로 소방차가 현장에 5분 이내에 도착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64%가 ‘일반차량들이 비켜주지 않아서’ 또는 ‘불법 주·정차차량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반차량들이 비켜주지 않는 것은 출동 중인 소방차량에 대한 시민들의 양보의식 결여되어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영상들도 존재한다. 비켜주지 않는 일반차량들 때문에 화재현장의 도착이 늦어지고 그만큼 크나큰 인명, 재산피해가 커진다. 이는 출동 중인 소방차량에 대한 시민들의 양보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무분별한 ‘불법 주·정차’가 늘어남에 따라 소방차 출동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주택밀집지역과 상가밀집지역의 주차난은 날로 심각한 수준이어서 화재나 긴급상황 시 무질서하게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소방차량 통행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이와 같이 화재현장과 응급현장에서 애를 써야할 우리의 소방관들이 실질적으로는 애먼 곳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은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첫째, 조금 불편하더라도 ‘소방차 통로확보’에 앞장서야 한다. 소방차가 도로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간절히 도움을 요청할 때에 작은 배려로 길을 양보해 준다면 그만큼 우리 이웃의 아픔과 불행은 줄어들을 것이다.둘째, 국가적 차원에서 소방차 통로를 확보해야한다. 소방차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이미 많은 대책들이 나와 있다. 예를 들어 소방관에게 교통 수신호 권한을 부여하는 일, CCTV와 연계하여 통로를 확보하는 일, 얌체 차량을 스마트폰으로 신고한 일 등이 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미봉책에 가깝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중앙차로를 활용한 긴급우선 차량로를 확보한다면 매번 사이렌을 울리며 다닐 필요 없이 화재현장과 응급현장에다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소방차 통로 확보’는 남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를 위한 것이다. 나도 언젠가 긴급한 상황에서 소방차나 구조·구급차가 도착하기를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 보고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모세의 기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작은 실천이 모여 ‘모세의 기적’을 만드는 것이다. 그 모세의 기적이 가끔씩 나타는 것이 아닌 일상이 되길 기대해본다.- 영주소방서 봉화119안전센터장 송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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