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발표에 따른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바로 김종인 대표가 스스로를 비례대표 2번으로 공천한 것이다. 이 발표로 비례대표에 별 관심이 없다던 그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김종인 대표는 더민주 영입 기자간담회에서 비례대표 관련 질문을 받고 "내 나이가 지금 77세예요. 내가 젊어지는 국회에 가서 쪼그리고 앉아서 쳐다보는 것도 참 곤혹스러운 일이고.."라며 고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민주 대표 취임 한달 기자회견에선 "내가 과연 비례대표 욕심 있느냐. 난 그런 생각 추호도 없으니까 그 정도만 아시면 돼요"라며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 했다.이렇게 말하던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본인을 비례대표 최상단에 공천했기에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더민주는 공천 과정에서 당 주류로 통하는 `친노·운동권` 인사들과 최대 계파인 정세균계를 도려냈다. 반발이 있었지만 총선 승리라는 대의명분 탓에 대세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비례대표 명단 발표 과정에서 김 대표를 향한 비판의 수위가 사뭇 다르다.김 대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최근 나온 `킹메이커` 발언이 한몫을 하고 있다.김 대표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킹메이커 혹은 직접 대선 후보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이 당에 온 사람이 아니다"며 "그런 질문에 대해 답을 해야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과 비례 2번 셀프 공천을 끼워 맞출 경우 오는 2017년 대선에서 야권 후보의 조력자가 아니라 본인이 직접 대선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김 대표가 이번 총선을 통해 당선되면 비례대표로만 5번 금배지를 다는 진기록을 갖게 된다. 논란 확산에도 불구하고 정작 김 대표는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일축했다. 비례대표는 한 번만 하는 것이 정치권의 암묵적인 예의다.당대표가 비례대표로 나올 경우에는 경우가 다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한명숙 대표는 비례대표 15번이었다. 15대 총선에서 김대중 대표는 비례대표 14번이었다. 당시 민주당에게 14~15번은 결코 낙관적인 당선권이 아니었다. 즉, 당대표가 선거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를 담아 목표 득표수를 얻었을 때 간신히 당선가능한 아슬아슬한 번호로 배치했던 것이다.그런데, 현행 의석수 유지인 107석이라는 썰렁한 목표를 제시한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이라니 어이가 없다. 쉬운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것조차 책임질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이렇게 편하게 비례로 금뱃지 달았던 김종인 후보도 딱 한 번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28년전, 관악을에서 민정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평민당 이해찬 의원에게 패했다. 더민주당 비대위원들은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으로 분류한 곳도 있었지만 100% 셀프로 단수공천을 받았다. 더민주는 현재 당대표부터 비대위원, 당직자들까지 모두 자기 자신을 셀프 심사해서, 셀프 만점주고, 셀프 합격시키는 셀프 붐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