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은 이세돌 9단이 1승 4패로 막을 내렸지만 좀처럼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경기 중 보여준 진솔한 이세돌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 바둑이 이렇게 아름다운 경기였던가. 많은 국민들이 지난 한 주 동안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을 보면서 똑같이 느끼을 것이다. 비록 4:1로 기계에 패했지만 인간의 의지와 창의력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 세기의 대결이었다. 아마도 이세돌 9단은 인생에서 가장 최고의 순간으로, 최고의 대결로 남을 것 같다. 이런 중요한 대국의 경우에는 그 대국에서 실수를 했었던 부분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까지 자책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중요도만큼이나 평생 기억할 그런 대국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이세돌 9단의 경우는 그래도 다른 기사들이 보여주지 못한 강인한 정신력을 이번에 보여주었다. 그래서 승부사로서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서 굉장히 큰 정신력 부분을 얻게 됐다. 더욱 강인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세계 외신들도 이세돌과 알파고의 제 5국을 주요뉴스로 다루며 혼신의 힘을 다한 이세돌에게 찬사를 보냈다. AP통신은 이 9단이 4번째 대국에서 승리한 것을 주목하며 “기계는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또한 영국 가디언은 “매우 아름답고 역사적인 경기들이었다”며 마지막 수 까지 혼신의 힘을 기울인 이세돌의 정신력과 프로페셔널함, 바둑에서의 진중함을 극찬했다.중국 신화통신 역시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전략을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대국을 벌인 점을 언급하며, 인공지능이 인류를 능가했다고 판단하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이세돌 9단이 투지 넘치는 정신을 보였지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며 “4대 1의 경기 결과에도 이 9단은 아름다운 경기를 이어갔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이세돌 9단의 고향(신안)인 전남도가 국내 최초로 바둑박물관을 건립한다. 또 이세돌의 고향 신안 비금도에 세워진 ‘이세돌 바둑기념관’과 순천 소재 ‘바둑 특성화고’의 내실화도 추진된다.전남은 김인(강진), 조훈현(영암), 이세돌(신안) 등 3명의 국수를 배출한 바둑의 메카이고 현재 국내 최강자 박정환도 전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바둑박물관 후보지로는 전남출신 국수 3명의 뿌리가 몰려 있는 목포권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이세돌은 세계 최정상권에 15년 가까이 있는 기사이다. 현존하는 승부사들의 세계가 훨씬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그렇게 오랜 기간 버틴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이번기회에 강해진 정신력으로 더욱 더 오랜 기간 버텨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