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에 있는 여러 장애인단체가 하나가 되어 한 목소리를 낼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힘이 없는 약한 단체까지도 함께 끌어가며 장애인들의 화합과 권익 보호를 위해 힘쓰겠습니다."2만 7천여명의 포항지역 장애인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정광구(63) 포항시 장애인단체협의회장의 말에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다. 정광구 회장 또한 후천적 장애를 딛고 일어선 사람 중 한 명이다. 어느날 갑자기 쓰러져 뇌병변장애인이 된 그는 처음 느꼈던 좌절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표현했다. "제가 장애를 겪기 전에는 몰랐던 세상의 어두운 면을 장애을 겪은 후 많이 알게 됐습니다. 장애인들은 자기 자신 속에서 스스로 위축돼 있는 경우가 많고 몸이 불편한 자신을 세상 사람들이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볼지 두려움이 앞서 숨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그는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많다는 생각으로 장애를 받아들이고 나아가 이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선봉에 서야겠다고 결심했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장애인들의 속사정을 대변하기 위해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 포항시 장애인단체협의회는 경상북도로부터 정식 법인 인가를 받았으며 장애인들의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정 회장은 "협의회는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고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자 숙제들을 안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정책은 장애인 1, 2등급을 받아야만 제대로 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서류에만 의존하는 형식적인 등급제가 가장 큰 문제"라며 장애인 등급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북유럽 국가는 의사의 판단 이외에도 장애인의 사회적인 환경에 대한 조사를 통해 국가가 제공하는 정책과 서비스를 정하는 이른바 `맞춤식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도, 주정부가 장애진단, 직업 상담, 재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지방정부는 주정부와 협력해 장애인들이 교육, 고용, 교통, 보건의료, 투표 등 일상생활을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이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그는 연신 부럽다는 말을 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장애인복지 관계법이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선진국의 복지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이며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포항시에는 장애인체육회와 장애인 단체 간의 실질적이고 유기적인 협력관계 구축과 장애인 생활체육 환경 개선을 위한 전용체육관 건립, 이동권 보장 등 실질적 복지정책들이 필요한 현실이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과 같은 공간에서 운동을 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시설과 장비면에서도 불편함은 물론이구요. 포항시 장애인들은 그동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장애인올림픽 등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등 삶에서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경주나 구미 등 타 지역에서도 보유하고 있는 장애인전용체육관의 꿈은 경북 제일의 도시 포항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합니다."정 회장은 이러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굳은 사명감을 지닌 채 오늘도 직접 발로 뛰고 땀흘리며 애쓰고 있다. 포항시 장애인단체협의회는 앞으로도 서로가 마음을 공유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의미 있는 힘찬 발걸음을 계속 내딛는다. 이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이 곧 포항지역 장애인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모두가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장애인들을 대해주길 바란다며 웃어 보였다.[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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