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이 있다. 과거가 없다면 현재와 미래가 없듯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다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 등을 다룬 영화 `귀향`과 `동주`가 연일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작은 한국 영화가 예상치 못한 선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영화 `귀향`, `동주`를 살펴봤다. ■ 귀향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에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모티브로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제작비가 없어 14년이 걸린 긴 제작기간, 7만 5천명이 넘는 국민의 후원, 배우와 제작진의 재능기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또 개봉을 앞두고는 상영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처음 30여 개로 시작됐다. 포항지역 역시 상영소식이 들리지 않아 일부 시민들은 대구, 울산, 부산 등으로 원정 영화를 보러 떠난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리기도 했다.지난달 24일 개봉일을 이틀 앞두고 들려온 포항에도 상영관이 확보된 가운데 일시적으로 개봉만 할꺼라는 루머가 돌면서 시민들은 앞다퉈 관람하고 나섰다.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현재 상영관은 700여개를 넘기고 180만 관객을 돌파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전국 761개 스크린에서 9만8천82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180만4천138명을 기록,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 동주윤동주 시인과 그의 동갑내기 사촌이자 평생을 함께 한 친구인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이야기를 담은 `동주` 역시 의미있는 영화다. 상업영화감독으로 활동해 온 이준익 감독은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번 영화를 저예산으로 만들고자 했다. 또한 화려함보다는 흑백 특유의 소박함으로 꾸밈없이 진솔하게 다가가려고 했다. 청년의 고뇌와 시대적 아픔을 고스란히 담았다. 포항지역 영화상영관에서 만난 시민 이현주(29)씨는 "동주를 보고 난 뒤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자아성찰적 영화다"며 "역사를 지루해하기 보다는 꼭 알아야 할 것이기에 더욱 의미있다"고 말했다. 귀향보다 앞주 앞선 지난달 17일 개봉한 동주는 개봉 2주차에 스크린을 확대 상영하며 현재 스크린 510개를 확보, 누적관객 77만 1천56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4위를 지켜냈다. 특히 `동주`는 영화의 흥행을 넘어 문학계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윤동주의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 등에서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진입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영풍문고 포항점에서는 주간 베스트와 에세이 베스트 관련 코너에서 윤동주 관련 서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흥행의 힘두 영화는 공통점이 많다. 일제강점기 배경, 저예산 영화,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들이지만 특히 20대층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나섰다. 초창기에는 상영관을 늘려달라고 영화관 측에 요구했으며 SNS를 통해 서명운동 등에 동참했다. 영화가 흥행가도를 달리자 이후에는 윤동주의 시를 필사한 것을 SNS에 올리는가 하면 영화의 뒷 이야기를 퍼트리는 등 바이럴 마케팅이 관심을 더욱 고조시켰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잊고 있던 기억들을 되살려 주는 의미 있는 작품들이 모두의 마음을 울린 것. 기대하지 않았던 작은 영화의 승리는 관객들이 만들어 낸 기적이다. [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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