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한 농촌마을에 인체에 유해물질로 추정되는 백색가루가 바람에 날리면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23일 포항시 북구 기계면 인비리 기남길 523번길. 이 곳에는 지난해 9월 마을주민 김 모(50)씨가 판매할 목적으로 타 지역에서 구입한 10t 에 달하는 백색가루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김씨는 이 백색가루를 야적만 해놓고 수개월째 관리하지 않아 기온 상승에 따른 내부가 팽창해 포장비닐이 터져, 일부는 바람에 날려 농가 등에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김 씨에게 야적한 백색가루를 치워달라 요구했으나, 김씨는 설 명절이 지나고 치우겠다고만 말하고 현재 잠적해 버린 상태다. 이 때문에 인비리와 인근마을인 고지리 주민들은 이 백색가루가 장기간 방치된 탓에 마을 전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봄철 논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에는 빗물에 백색가루가 논으로 흘러내려 자칫 농사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게다가 형산강 상수원인 인근 하천으로 이 백색가루가 유입될 경우 형산강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마을 주민들은 주장했다.포항시는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전문가와 함께 이 백색가루를 분석한 결과, 공업용 플라스틱 원료로서 유독성 물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주민들은 이 백색가루가 미세한 입자구조를 갖추고 있어 호흡기나 눈 등에 침투할 경우 신체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실제로 이 원료의 포장지 표면에는 ‘processing releases vapors or fumes which may cause eye, skin and respiratory tract irritation; 눈, 피부, 호흡기에 자극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주민들은 이 백색가루가 바람에 날리거나 빗물에 흘러내리지 않도록 포항시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문제를 해결할만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주민 이 모씨(51)는 “야적된 백색가루가 터져나와 바람에 날리고 있다”며 “농사철이 다가오면서 지역 주민들이 빗물 때문에 논으로 백색가루가 유입되지는 않을지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이 백색가루는 개인의 사유재산으로 포항시가 나서서 함부로 처리할 수 없는 입장이다”며 “폐기물이 아닌 적법한 야적물을 치울만한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어 민원해결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경상매일신문=신동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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