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바람 뒹굴다가유황불에 그을린 듯검은 정열 머금은고독한 화석이여.무딘 벼루 벗을 삼아모진 시름 함께하니쇠잔해진 너의 몸은반도 아니 남았구나.야속히도 부대껴여린 가슴 상하련만,맺힌 눈물 방울방울까아만 수채화를 드리워-더욱 짙은 향내음이골방 홀로 가-득하네.[자작시 해설]쇠잔(衰殘/2:3): 기력이 쇠하여 뼈만 앙상히 남음2001.8. 염복지절(炎伏之節) 한밤을 지새우며 홀로 먹을 갈아 서도에 심취하면서, 절반 이상이나 닳아 없어진 먹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였다.이 시는 묵향에 대하여 시를 썼다기 보다, 이를 빗대어 나 자신을 노래했다고 봄이 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