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대문 앞 목련꽃 가지 애무하던 햇살마침내 툭, 툭, 열 꽃송이 피워내더니오늘은 굳게 닫힌내 마음속 설렁줄을 흔들어 댄다.묵은 사진첩 속에 잠들어있던꽃무늬 양산속의 옛날이봄바람처럼 부풀어 올라살구꽃잎 날리는 고향 마을에 닿는다.아직도 추억의 바람은 살아서그리움 부르는데아! 될 수만 있다면어느 봄 햇살 같은 따뜻한 눈길에 젖어다시 싹이 돋고 싶은연둣빛 꿈이여!시의 산책로-누구나 청춘의 한 시절을 보낸 후 중년, 노년에 이르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절함은 커진다. 우리가 종생(終生)토록 잊지 못하는 곳은 바로 고향이다. 대자연(大自然)은 풍우를 거치며 조금씩 변모하기도 하지만 그 스스로 정화하고 소생해가는 법칙을 갖고 있고, 그 속에 우리의 고향도 포근히 안기어 있다. 허나 세월이 흐르며 하나 둘 빈집이 늘어나는 고향마을의 풍경은 현대인을 쓸쓸하게 만들기도 한다. 목련 피는 봄에 유년의 봄을 그리워하는 위 시 화자(話者)의 추억여행이 읽는 이들의 가슴속을 촉촉이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