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월 6일 4차 핵무기 폭발실험과 2월 7일 탄도미사일 발사 등 잇달아 강행한 대남(對南) 군사도발은 한미일(韓美日) 간 안보결속이 강화되고, 남북한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을 거센 외교ㆍ안보ㆍ군사의 소용돌이로 속으로 몰아넣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즉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행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강행한 미사일을 발사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비호하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과거 냉전시대와 같은 국제정치구도인 ‘한미일 대 북중러’의 전통적 냉전구도가 한반도에 급속도로 회귀한 결과를 낳았다.중국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만해도 “조선(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핵실험을 진행했다.”고 하면서, 북한에 대한 강경해진 태도를 공개적으로 취했으나, 곧바로 중국은 국제사회의 절제와 냉정을 주문하는 등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태도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지만, ‘한미일 간 동맹’이 자국의 안보이익에 대치되는 현실에서 북한을 끌어안고 갈 수 밖에 없다고 하는 중국의 전략적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폭발실험와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방관적 태도를 취하는 중국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미일 동맹’이 더욱 강화된 것이다.이즈음 우리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사드 배치 가능성을 거론했다. 당시 대북제재에 신중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단순 엄포라는 시각이 제기된 반면, 한미(韓美)가 북핵정국을 계기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함께 제기됐다.그러나 우리의 생존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 실험을 사실상 비호하면서, 우리의 방어무기체제인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은 우리의 우방이 될 자격이 없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배치가 필요한 것은 한미일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기제를 더욱 강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이 와중에 북한이 지난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유도탄 로켓)을 발사하자 한미(韓美)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위한 협의를 공식화했다.이에 중국 외교부는 김장수 주중한국대사를 불러들여(초치) 한미(韓美) 간 사드 배치 논의를 공식화한 데 대해 항의했지만,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자국(自國)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중국도 알고 있다. 중국이 사드를 우리 대한민국에 배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사드 배치가 우리 대한민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을 막고,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주한미군의 철수를 위한 전략 때문이다.한편 러시아 정부도 박노벽 주러 우리나라 대사를 불러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동북아 지역의 균형을 깨뜨려 군비 경쟁을 부추긴다며, 공식적인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는 등 북한 핵무기 개발 중단을 위한 한미일 동맹 강화와 사드배치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은, 사드를 미국의 MD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고, 사드 배치는 앞으로 지역 내에서 러시아의 대외정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MD는 적 미사일의 상승-중간-종말 3단계에 걸쳐 요격하는 체계를 말하며, 하층(종말단계)방어체계는 최후의 방어수단으로 중거리 요격미사일과 SM-2 해상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이뤄진다.이런 국제적 상황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해 ‘한미일 대 북중러’의 전통적 냉전 구도가 급속도로 회귀한 셈이 되었다. 이는 ‘한미일 동맹’은 북한을 적대적 시각으로 주시하고 있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가 목적이 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하고 비호하고 묵인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일 동맹’은 강화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우리 대한민국과 일본이 핵무장할 수 있는 당위를 확보할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장 이달 말부터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 등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시작된다. 특히 훈련은 대형급 군사도발을 감행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대규모로 실시될 예정이다.한미(韓美)의 이 같은 대북압박을 위한 사드 배치와 합동군사훈련은 결과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고, UN안보리의 대북제재 과정에서 미국은 중러와의 기싸움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한반도 지역의 군사-외교-안보적 긴장감은 쉽게 떨쳐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한미일 동맹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훼방을 무릅쓰고 북한 핵무기 제거나, 대항 핵무기 개발 또는 배치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