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이상 포항은 문화예술 불모지가 아니에요. 미래의 핵심키워드에는 항상 `문화예술`이 등장하죠. 그간 절실하지 않아 말로만 그쳤다면 지금은 그야말로 현실입니다. `포항예총 우리 사고 한 번 치자`는 말이 나오기도 했어요. 8개 단체의 힘을 결집해 주목받을 수 있는 슬로건을 들고 대동잔치 한 번 하자구요."제11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장 취임을 앞두고 연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류영재 전 포항미술협회장을 최근 포항시 남구 대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화가, 항도중 미술교사,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위원장, 전 포항미술협회장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로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 대학생활 4년을 제외하고는 50여년간 한결같이 지역에서 머물며 그 누구보다 포항을 잘 아는 사람이다.포항예총 산하 8개 지부 1천여명을 이끌어 나갈 부담담이 컸다는 그는 이제 시민들에게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다.물론 자신의 내면에 내제된 예술의 끼와 주변의 적극적인 권유와 믿음이 어우러져 예총 회장을 맡은 것이다.류 씨는 포항예술의전당 건립 추진, 지속가능한 예술 생태계 조성, 자생형 문화공간 확충, 예총 각 지부간의 소통 및 협력체제 구축, 기업메세나 운동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하나하나 다 하고 싶은 일이자 가능하다고 믿는 일,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포항예총 선거를 위해 급하게 짜여진 공약들이 아닌 평소에 생각해 온 것들을 준비하자는 심경으로 결의를 다졌다는 류 씨는 "그동안 포항예총 산하 8개 지부만의 행사로 끝나는게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예술문화를 네트워크화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일반시민에게도 예술저변이 확대돼야겠죠. 그것을 예술문화기획단을 만들어 준비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그의 첫 출발이 순조롭다. 8개 지부가 소통하며 시너지효과를 기대, 포항지역 예술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포항예술의 역사 정립에도 나설 계획이다."모든 일은 사람이 해요. 어떻게 생각하고, 준비하고, 기획하느냐에 따라 같은 일이어도 감동을 줄 수가 있죠. 저는 인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동네에는 문화 인재들이 많지만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합니다."예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공감을 얻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문화재단, 문화도시 등 문화가 도시경쟁력인 포항에게 예총이 어떠한 힘이 될지 류 회장의 몸짓 하나하나에 달렸다.어느덧 60대. 제일 좋아하는 그림 한 번도 못하고 끝이 날까 덜컥 겁이 났다는 류 씨는 "사실 나는 작가에요. 그림 그리는 걸 제일 좋아하고 작업하고 싶어요. 포항예총 회장으로서 4년간 봉사, 그리고 포항예술환경을 변화시키고는 작업실로 돌아갈겁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