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미래 1000조 원의 신약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시동을 힘차게 걸었다. 경북도는 2일 도청 제1회의실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가속기 기반 10대 첨단 신산업 육성 전략회의’를 가졌다.이날 전략회의는 1966년 개청된 대구 산격동 청사를 마무리하는 간부회의다. 회의에는 경북도 전 간부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신도청 시대와 함께 열어가는 경북의 새로운 주력산업을 발표하는 자리여서 의미를 더했다.도가 신도청 시대의 미래 핵심기반산업으로 선택한 차세대 아이템은 최첨단 R&D시설인 가속기다.한국 근대화의 주역이었던 포항의 철강산업과 구미의 IT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이런 변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가속기는 우주와 생명현상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통한다. 정부는 가속기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경주에 양성자가속기를 구축하고 포항에 3세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건설했다. 특히 미국 일본에 이어 3번째로 건설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성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도는 이런 가속기를 이용해 암 등의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제약·생명공학의 세계시장은 2024년 1천80조 원 규모의 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산업이다. 이는 우리나라 3대 효자 수출산업인 반도체, 화학제품, 자동차 산업을 합한 것 보다 더 큰 규모다.이날 회의에서 가속기연구소의 김재영 박사가 발표한‘가속기 기반 10대 핵심 프로젝트’가 주목된다. 10대 핵심 프로젝트는 센터 설립, 신약개발, 암 치료, 마이스터고 설립, 장비 국산화 등 3대 분야로 구성됐다. 이를 위해 글로벌 연구소와 기업을 유치하고, R&DB단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김 박사는 역설했다. 김 박사는 가속기 부품 생산업체인 백트론을 소개하면서 “장비 국산화로(가속기 장비 국산화율 60%) 올해 인도에 100만불의 수출계약을 성사 시켰다”면서 “경상북도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가동하는 올해가 본격적으로 사업화 및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기로 판단하고 가속기 관련 첨단 연구장비를 국산화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서 장승기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장은 10대 프로젝트의 대표 주자격인 ‘가속기 기반 신약 프로젝트(NBA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프로젝트는 안동의 백신, 구미의 의료전자, 영천의 메디컬몰드, 경산의 한방산업을 연결하는 ‘K-medi 융복합벨트’를 조성해 신약시장 100조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장 센터장은 “사람 몸에는 2만개의 단백질 종류가 있고 혈액 속에는 6천개의 단백질이 있다”면서 “이 단백질의 구조 분석이 신약개발의 핵심 key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하면 이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세대 가속기를 활용하면 자물쇠 구조를 알고 열쇠를 제작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속기가 신약개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관용 지사는 “신약시장은 성장성이 가장 높은 산업”이라며 “가속기를 통해 과학경북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