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청에 근무하고 난 이후로 필자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있다. “보훈청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부처인가?” 지금도 이 질문을 갑자기 들으면 유창하게 대답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내가 찾은 최적의 대답은 이것이다. “보훈청은 보훈업무를 하는 부처입니다.”질문자나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 의아해하거나 비웃을지 모른다. 대부분의 기관 명칭은 그 기관의 업무를 내포하고 있어 특별한 궁금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국세청은 국세 업무를, 교육부는 나라 전체의 교육 업무 전반을 총괄한다. 유독 국가보훈처가 질문의 표적이 되는 이유가 있다면, ‘보훈’이라는 단어 그 자체일 것이다.사람들이 보통 세금과 교육에 관한 이야기는 일상적으로 주고받지만 보훈에 관한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보훈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니 보훈 업무를 알 수 없고, 보훈업무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민원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종내에는 직원과 민원인 양측 모두의 짜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또한 보훈에 대한 지식과 상세한 이미지가 부족하다보니 홍보선양활동도 효과를 거두기가 어려운 실정이다.역대정부 최초로 ‘명예로운 보훈’이 국정과제로 채택됨에 따라 국가보훈처는 6.25전쟁 참전유공자 발굴과 수당 인상, 지역별∙학교별 호국영웅 선양사업 실시, 상하이 임시정부청사 재개관 등 독립운동 유적지 관리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으며, 유엔참전국과의 지속적 보훈외교를 통한 국제적인 보훈강국 이미지와 함께 제대군인 일자리 3만8천여 개를 확보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2016년의 재도약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을 마쳤다.2016년 새해가 시작되었고, 국가보훈처의 앞날에는 아직도 많은 과제들이 산재해있다. 제대군인에게는 나라에 대한 헌신을 일자리로 보답해야하고, 국민들과 기업의 호국정신을 함양해야 하며, 나라사랑교육을 통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한다.그러나 이 모든 일을 위해서 가장 먼저 이루어야할 것은 보훈에 대한 인식개선은 물론 보훈 업무에 대한 확고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과거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현재 살아계시는 분들을 최대한 우대하여 미래의 안보의지의 기반을 닦는 일이 보훈업무이고 국가보훈의 목적임을 국민 모두에게 주지시켜 다 함께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진짜 ‘명예로운 보훈’은 거기서부터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