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1천300년 전 신라시대 원숭이의 이미지는 어떨까. 옛사람들은 원숭이를 다양한 의미로 받아들였다. 간사하고 잔꾀가 많아 기피의 대상이기도 했으나 장수와 다산, 풍요의 뜻도 있었으며 서유기의 손오공처럼 불법을 수호하는 존재로도 등장했다.신라의 원숭이는 주로 능묘 둘레의 호석 등에 새겨진 십이지상의 하나로서 조각됐다.이러한 십이지상은 8세기부터 무덤의 부장품이나 불교 관련 석조품에 나타나기 시작해 이후 능묘의 호석에도 채택됐다. 능묘 호석의 십이지 원숭이들은 평복을 입은 전 김유신 장군 무덤의 것을 제외하면 모두 화려한 무복을 입고 무기를 들고 있다. 다만 얼굴의 생김새나 각도, 자세는 조금씩 다르다. 실제 원숭이와 비슷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2016년 붉은 원숭이의 해를 맞아 2천년 전 원숭이의 모습을 담은 탁본이 모습을 드러낸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특집진열 ‘탁본으로 보는 신라 원숭이’를 오는 2월 2일부터 5월 1일까지 진행한다.이번 특집진열에 선보이는 원숭이 탁본들은 전 김유신 장군 무덤(7세기 후반~8세기), 성덕왕릉(8세기 중엽), 구정동 방형분(8세기), 능지탑(8세기), 전 경덕왕릉(8세기 후반), 원성왕릉(8세기 말~9세기 초), 흥덕왕릉(9세기 중엽), 전 진덕왕릉(9세기) 등의 능묘 호석에 조각된 것들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종래의 평면적 탁본과는 달리 실물의 현장감과 조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탁본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입체 또는 부조인 실물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입체 탁본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