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영삼기자] "눈을 버릴 곳이 바다밖에 없어요"
울릉군은 지난 19일부터 내린 눈이 25일 오후 현재 138cm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수일째 철야 제설작업에 들어가 있다.
좁은 골목길로 시가지가 형성된 울릉읍 도동리, 저동리는 계속 내리는 눈을 치울 데가 없어 차량을 이용해 바다로 버리는 이색 광경까지 벌어지고 있다.(사진)
1m가 넘는 눈폭탄에도 불구하고 울릉도는 다행히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의 발빠른 제설작업으로 현재 섬 일주도로는 대부분 통행이 원활하게 뚫렸다.
월동장비를 장착한 제설차 5대를 투입해 쉴 새없이 눈을 치우고 있는 군은
굴착기 등 중장비까지 동원해 빙판을 제거하고 쌓인 눈을 트럭에 실어 바다에 버리고 있다.
물탱크 차는 바닷물을 싣고 와 빙판길이 된 도로 곳곳에 뿌려 얼음을 녹이는등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제설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설 작업에는 울릉군청 직원들을 선두로 기관단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은 집 앞은 물론이고 골목, 도로변 등에 쌓인 눈을 힘을 모아 치우고 있다.
고령의 어르신이 사는 집에는 지역 청년단체인 울릉청년단이 앞장 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울릉군안전관리과 박진동 과장은 "눈이 워낙 많이 내려 제설작업이 만만치 않다"면서 "폭설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피해는 없으나 눈이 워낙 많이 내리고 있어 제설작업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울릉 정기여객선 운항이 8일째 중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육지로 나가 발이 묶인 울릉주민 500여 명은 운항 재개만을 애타도록 기다리고 있다.또 울릉도에 머무르고 있는 관광객 30여명도 여객선 운항 소식을 손꼽아 기다리며 발을 구르고 있다.25일 오전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는 이날 여객선 운항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여든 수백명의 울릉도 주민들은 여객선사의 결항 통보에 한숨을 쉬며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섬 주민 A 씨는 "포항에서 여관 등을 전전하며 배가 뜰 날만 기다리고 있다"며 "전천후 대형 카훼리호 취항만이 주민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