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에게 겨울의 한복판은 너무 서럽다. 포항 등 경제마저 꽁꽁 얼어붙은 경북동해안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하다. 주말에도 지난주에 이어 한파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들려오는 미담은 그나마 서민들의 삶을 온화하게 만들어 준다. 헌혈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포항지역에서 363번째 헌혈을 이어온 시민이 있어 추운 겨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두 아이의 아빠인 컴퓨터 엔지니어링 김민영(40 포항 북구 장성동)씨는 경북지역 헌혈의 최고명예대장 13명 가운데 1명이다. 김씨는 2주에 한번꼴로 헌혈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100회 이상 헌혈한 사람은 657명이고 이중 300회 이상 헌혈해 `최고명예대장`을 받은 사람은 13명뿐이다. 지난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헌혈을 시작한 김씨의 헌혈량은 총18만5천cc로 성인 남성 36명의 혈액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김씨의 첫 헌혈은 고등학교 2학년때였다. 특별한 동기는 없었고 젊은 혈기에 친구들과 함께 했지만 본격적으로 헌혈에 동참한 것은 군대제대 이후였다.김씨는 헌혈을 하면 건강을 체크 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봉사는 덤인 셈이다. 헌혈을 주기적으로 하면서 몸은 더욱 건강해졌고 지금은 오히려 헌혈을 하지 않으면 몸이 이상할 정도라고 한다. 건강비결의 원인을 헌혈로 돌릴 정도다.헌혈을 위해서는 건강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도 헌혈의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수혈자에게 깨끗한 피를 주기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습관과 함께 헬스장에서 매일 평균 1시간30분이상 꾸준하게 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사실 헌혈대장 김씨도 초기에는 우려 섞인 눈길도 많았다고 한다. 고향이 경남 창원인 김씨는 집안의 맏아들로 부모는 물론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걱정스런 말들을 들었지만 그의 지속적인 헌혈은 그들을 감동하게 해 이제는 오히려 응원해주고 있단다. 김씨는 그동안 모은 헌혈증으로 장기간 수혈이 필요한 저소득층 환자들에게 기증해 오고 있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김씨는 수호신이다. 몇 해전에는 힘들어 하는 지인에게 100여장의 헌혈증을 기증해 감동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추운겨울날 그의 봉사는 서민들을 온기로 감싼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헌혈봉사를 계속할 것이라는 그의 각오처럼 그가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의 헌혈봉사가 지역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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