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을 들여다본 일이 있는가.구멍마다 허공이 담긴 그 집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사랑은 모텔에서프러포즈는 이벤트로아이는 시험관으로 장례는 땡처리하듯 화장으로또는 배 밑으로 밀어 넣는 뼈 시린 수장(水葬)! 티브이와 왕따와 듣보잡들과안방까지 쳐들어오는 흙탕물을 나눠 마시며 어디로 가는 것인가. 살처분하고 남은 닭과 돼지와 오리를 퀵 배달로 시켜 먹고 구멍마다 허공이 담긴그 집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정체모를 기형의 벌들이 꿀 대신 독을 물어 나르며 붕붕거리고 있는가.시 읽기 - 한 때 부동산 투기와 큰 집 소유에서 작은 집과 임대선호로 집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따라서 가정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구멍마다 허공이 담긴 벌집 같은 집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사랑은 모텔에서, 프러포즈는 이벤트로, 아이는 시험관으로, 장례는 땡처리하듯 화장으로, 또는 배 밑으로 밀어 넣는 뼈 시린 수장(水葬)과 티브이와 왕따와 듣도 보도 못한 잡것들이 안방까지 쳐들어오는 현대사회의 흙탕물을 나눠 마시며, 전염성질병 만연방지를 위해 감염동물 및 접촉한 가축과 동일축사의 가축 등을 ‘stamping out’한 나머지 고기들을 퀵 배달로 시켜 먹는다. 가족이 서로 다독거리며 사랑하는 따뜻하고 행복한 꿀 같은 가정이 아니라 정체모를 기형의 사람들이 독을 물어 나르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추위, 더위, 비바람을 막기 위한 집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집, 가족이 오손도손 살던 집, 가계(家系)의 뜻과 생각과 이념이 살아 있던 집이 이제는 단순히 개인이 자유롭고 편리한 공간에서 다시 ‘나홀로가정’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편이와 혼돈과 방황이 뜻과 생각과 이념을 갉아 먹고 있는 것이다. 가정이 살아야 인성이 산다. 가족이 서로 사랑할 때 가정은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이며, 가정의 사랑을 아는 인성이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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