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포항을 잇는 KTX 노선 개통으로 서울길이 편해진 만큼 포항시민의 생활패턴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물론 포항시민들이 포항 개통이전에 경주KTX역을 이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경주를 통한 서울길은 타는 목마름의 갈증 해소에 가까운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포항의 경계를 벗어나야 하는 번거로움은 떨쳐버릴수 없는 현실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포항 직통선 개설 이후 포항시민들의 삶에 다소 여유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KTX 개통으로 시민들이 맛보는 달콤함이었다.포항은 과거 변방이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보면 경북동해안 지역은 모두 변방이다. 그중 포항의 교통망은 오지 중에 오지였다. 그나마 종착의 개념은 새마을호와 고속버스편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 4-5시간정도 걸린 다는 점에서 서울왕복은 그리 쉽지 않았다. 항공편이 있었지만 비싼데다 지금은 운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자칫하면 항공노선이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TX 포항노선이 반가운 이유다.포항KTX 노선으로 인한 변화는 다양하다. 당초 우려했던 의료와 쇼핑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직장인들의 서울출장길과 일부 문화적 욕구해소에는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관광객도 늘어났다. 포항에서 열리는 규모 있는 축제마다 KTX를 통해 포항으로 여행온 관광객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두 KTX 포항노선으로 인한 결과이다.이제는 공무원들의 풍속도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KTX 개통 이전에는 포항 공무원들이 서울 중앙부처 출장을 위해서는 하루 종일 또는 이틀씩 자리를 비워야했다. 이로인해 사무실 업무는 개점휴업 상태가 다반사였다.그러나 KTX 개통이후 출장으로 인한 시간 낭비가 크게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단체출장길에는 객차가 회의실로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자투리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지난 15일에도 유사한 일들이 벌어졌다. 이강덕 시장을 비롯한 포항시 간부공무원들은 당일 열린 재경포항출향인사 신년교례회 참석을 위한 서울 출장에 KTX를 이용했다.예년 같으면 시가 보유한 대형버스를 이용해 오전 일찍부터 나서야 했지만, 이날은 오전 업무는 물론 오후 업무도 일부 처리한 후 느긋하게 출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특히 KTX객실 안에서 이강덕 시장과 간부들은 간단한 구두회의를 통해 시정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세상은 다양성을 요구한다. 융합을 통한 창조는 시대 흐름이다. 객실안에서 시장이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다양성은 물론 융합을 통한 창조를 실천하는 모습이다. 융합과 창조는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가까운 곳에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