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동선기자]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가 지난해 10월부터 포항용연지의 노후 수문 보강공사를 하면서 물을 가두지 않고 모두 방류하는 바람에 이 저수지 하류인 흥해평야 일대 시설재배농가가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11일 포항시와 한국농어촌공사 측에 따르면 신광면 호리에 위치한 용연지(호리못)는 저수량 700만t 규모의 대형 저수지로서 공사 측이 총 사업비 197여억 원을 투입, 지난 2013년 6월부터 올 3월 준공을 목표로 노후화된 수문을 보강하고, 유수로 및 숭고를 개량하는 수리시설개보수공사를 하고 있다.하지만 농어촌공사 측이 용연지의 공사를 하면서 저수지의 물을 가두지 않고 대부분 방류해 버렸다.
이 때문에 흥해읍 매산리, 마산리 등 하류지역인 흥해평야의 딸기 등 시설재배 농가의 하우스 보온용 지표수가 부족해 지난 12월부터 본격 출하되고 있는 딸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흥해지역 시설작물재배농가에서는 용연지에서 흐르는 지표수를 지하 70~80여m에서 끌어올려 하우스를 보온하는데 이용하고 있다.흥해지역에는 25농가가 7ha에서 겨울철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데 피해지역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마산리, 북송리, 매산리 등 용연지 하류지역의 딸기 수막 토경재배 19농가와 부추 재배 농가다.지표수의 수막을 이용해 딸기 토경재배를 하고 있는 박 모(60ㆍ흥해읍 마산리) 씨는 “비닐하우스에 물을 뿌려 수막을 만들어 하우스 내부의 온도를 높여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데 올해는 용연지 방류로 지표수가 부족해 제대로 물을 끌어 올리지 못해 딸기 생산량이 줄고 품질도 예전만 못하다”며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박 씨 등은 이로 인해 1농가 당 3~4천만 원 상당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전체 피해규모는 10여 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곳 딸기 재배농민들은 “한국농어촌공사 측이 시설재배 작물의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공사를 진행했다”며 “공사 측에 전화를 걸어 가뭄 등의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저수지 공사로 인해 어렵다는 입장만 들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한편 포항지역 대다수 지역의 지표수는 섭씨 15~18℃ 정도로 흥해 농민들은 이 물를 이용해 겨울철 딸기와 부추 등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의 온도를 높이는데 사용하고 있다.용연지의 방류수 부족으로 지표수가 메마르자, 농민들은 지표수 아래 암반수 사용을 검토 중이지만 3천만 원 상당의 공사비를 마련하기 힘들어 영세한 농가로서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한국농어촌공사 포항울릉지사 관계자는 “용연지 수문공사는 지난 수년간 노후화로 인한 안전성과 관련해서 지적받아 수확이 끝난 지난해 10월부터 물을 방류해 수문공사를 진행했다”며 “이 공사를 위해 월동작물 농가에 대한 피해가 예상돼 농민들에게 미리 알렸다”고 해명했다.또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으로 올 3월 공사가 마무리 돼 모내기 등 농사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