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는 ‘혼용무도’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할 정도로 상당히 미세먼지와 황사가 가득한 한해를 지나온 것 같다. 세상살이가 힘들어서인지 유난히 과거에 대한 향수가 많았다. 흥행한 영화를 시대 순으로 보면 명랑, 사도, 암살, 국제시장 등이다. 고도 성장기를 넘어 이미 지나간 황금시대의 신화를 회고하는 것이라면 무언가 아쉽다. 반면 미국은 최근 인기를 모으는 스타워즈 에피소드7, 마션 그래비티, 마션, 인터스텔러, 아바타 등 미래 지향적이고 우주로 지평을 넓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즉 지난 1백년 가까운 넘버원의 위치를 지켜나가는 원동력이 아닐까. 한국은 이제 나이 70세 국가로서는 아직 역동적으로 뛰어야 할 청년이니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 경제가 대단히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나마 잘 나간다던 삼성전자가 경기 전망이 어렵고 불투명하여 경비 절감을 들고 나오니 매우 걱정이다. 왜 갑자기 이런 현상이 나오는지 경쟁 기업들과는 어떤 점이 차이가 있는지 우선 살펴본다. 미국 MIT의 격월간지 ‘MIT 테크놀러지’가 발표한 2015년 가장 똑똑한 기업 50위에 테슬라모터스 샤오미 알리바바 구글 애플 스페이스 페이스북 등이 들어있고 2014년 42위 삼성과 46위 LG는 사라졌다. 특허에 주목하는 톰슨로이드의 세계 100대 혁신기업에서 일본은 40개 한국은 3개이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은 미국기업이면서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등 분야에서 사업구조나 방식의 혁신을 통해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퀀텀 점프(큰 도약)를 이루었다. 세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90% 이상 독식하는 애플의 경쟁력은 스마트폰 부품이나 만들어내는 제조업이 아니라 설계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특히 스마트폰 기기보다 그가 만든 새로운 생태계는 이미 경쟁의 핵심이자 독보적 지위를 점유하고 있다. 테슬라모터스의 창업주 머스크는 화성에 식민지 건설하는 꿈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우주로켓 팰컨 9호는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은 후 지상에 무사 착륙하여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였다. 또한 이들 기업들은 벤처 협력업체들의 혁신 기술을 적극 도입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으로 눈을 돌린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기업 구글은 2006년 신생 벤처기업 유튜브를 약 2조원에 인수하고,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로 5천만달러에 인수하여 스마트폰 윤영체계의 81%를 점유하였다. 미국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외부 벤처나 중소 제약업계의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를 싹을 알아보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구글 부사장 아로라를 165억엔에 스카우트하였고 10년마다 소프트뱅크의 다음 후계자를 찾을 계획이다. 그리고 해마다 5-10명씩 다음 세대 스티브 잡스를 찾아 자금과 지혜를 제공할 계획이다. 알리바바나 쿠팡 아마존 등은 창의성 혁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니 삼성이 기술적으로 스마트폰을 잘 만들어도 젊은이들은 애플이 구축한 어플 생태계에서 뛰어논다. 따라서 중국 등 기기 제조업체와 혹독한 생존 경쟁을 하고 노력에 비하여 이문도 작다. 그리고 삼성, 현대차 등은 자기완결성이 강해서인지 국내외 시장에서 인수합병에 소극적이다. 삼성 등의 기업 문화도 그다지 수평적으로 소통되지 않는 것 같다. 간단한 브로셔 하나를 전해주라고 하여도 자기 분야가 아니면 터치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아가 교육 풍토가 창의적이지 않으니 창의적 인재도 부족하고 수평적 대화도 이루어지기 어렵다. 창의력의 근간은 역사, 음악, 미술, 문화 체육, 다양성인데 입시 위주의 한국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 모처럼 만든 벤처기업도 대기업이 헐값에 흡수하려고 하니 생태계 조성이 극히 어렵다. 따라서 오너부터 과정과 성과를 공유하는 생태계를 만든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천신만고 끝에 정상에 올라도 목전에서 바로 미끄러지는 시지프스의 신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을 넘어서 새로운 발상과 혁신의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창의적 인재를 다 내 밑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발상도 버려야 한다. 손정의처럼 그런 벤처를 찾아 투자하고 마음껏 활약하게 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런 기업들을 엮으면 경쟁력있는 생태계가 구축되어 진정한 혁신 창의기업으로 생존이 가능하다. 저커버그는 딸이 태어난 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딸에게 쓰는 편지’를 올리고 딸을 포함한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자산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약 450억달러로 역대 미국 기부왕인 포드, 록펠러, 카네기의 자선 재단을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 많은 액수다. 서른 살 청년이 결국 나눔을 통하여 인류애를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이와 대조적으로 SK 회장의 가정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수십만 종업원을 먹여 살려야 하는 재벌의 총수의 식견이라고 믿기 어렵다. 그 많은 CEO 포럼과 세미나는 왜 있나. 유치원 교육에 나오는 기본을 망각하는데. 결국 엄동설한에 소아적 행복보다는 크게 사람을 사랑하고 성공도 실패도 나누겠다는 마인드를 모두가 가질 때 난국을 헤쳐 밝은 미래로 나갈 수 있다. 재벌만 쳐다보기보다 우리 청년들이 세계무대로 나가서 활약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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