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 삼백 예순 다섯 날이 석양의 붉은 기운과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희망찬 병신년 새해 원단(元旦)이 밝았다.새해 벽두(劈頭)부터 전국의 해맞이 명소에서 앞을 다투어 한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사람들로 붐볐다.고대부터 민속신앙으로 태양을 숭배하던 풍습이 해맞이 행사로 발전하면서 그 풍속도가 크게 변모되어 가고 있다. 새해에는 간절히 바라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 지난 2015년은 그야말로 나라의 상황이 어렵고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국민을 공포와 불안 속에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 북한의 지뢰 도발, 국회선진화법(야당결재법?)으로 인한 쟁점 법안 처리 지연, 서울 도심의 복면 폭력 시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따른 국론 분열, 2015 개정 교육과정 발표, 수능 영어 절대 평가 확정, 경상남도 무상급식 중단, 누리과정 예산 부담 갈등 등과 국제적으로는 IS(극단이슬람무장조직) 파리 테러, 일본 안보 관련법 개정, 이란 핵 협상 타결, 새로운 기후체제 파리 협정 체결 등 많은 변화와 사건들이 있었던 한 해였다.일부 젊은 층에서는 사회와 국가를 비난(非難)하며 노력은 하지 않고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흙 수저니, 금 수저니 운운하며 운명론적인 수저 타령(수저계급론)과 지옥(Hell)과 조선(朝鮮)을 합성한 헬조선이니 뭐니 하며 비관(悲觀)과 체념(諦念)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으로 비쳐져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은 엄청나게 달라 보인다. 중국 고대 사상가 장자는 ‘마음이 죽는 것만큼 큰 슬픔은 없다’(애막대어심사, 哀莫大於心死)라고 하였다. 슬픔 중에서 가장 큰 슬픔은 자포자기(自暴自棄) 하는 것이다. 자포자기는 병중에서도 가장 큰 병이다. 새해에는 청년들이 건전한 사고를 가지고 타고난 재능을 찾아서 창조적인 역량을 발휘해 주기 간절히 바란다. 좋지 못한 사회분위기에 매몰(埋沒)되어 자기의 소신과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젊은이들이 없기를 바란다. 병신년(丙申年)의 천간(天干=丙)과 지지(地支=申)의 성질을 살펴보면 병(丙)은 천간에 세 번째에 해당되며 자루나 손잡이를 뜻하는 병(柄)으로 보는데 나무가 열매의 꼭지를 붙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병(丙)이라는 글자는 내(內)자 위에 일(一)을 가하여 만든 글자로 즉, 가지[ㅡ]에 매달린 음(陰)의 풋열매[內]가 양기(陽氣)를 흡수하여 생장함을 의미하며 천간 중에서 양(陽)의 기운을 가장 많이 받는 천간(天干)으로 방위는 남방이며 계절로는 여름, 색깔은 적색에 해당된다. 병은 만물이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녀석이다. 지지의 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신(申)은 펼 신(伸)으로 해석하며 끌 인(引)이나 길 장(長)과 같은 것으로 노쇠하여 커져 있는 상태이며 또한 신(申)을 신(身)이라고도 하며 물질이 모두 몸체와 같이 성취되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신의 옛 글자는 인데 이것은 북을 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즉 멀리서 북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변화가 시작됨을 의미 한다.병신년 즉 ‘붉은 원숭이해’에는 丙과 申의 작용으로 주위의 식물이 잘 자라서 풍성한 열매를 맺고 녹색 환경에 일조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하며, 원숭이의 상징인 지혜와 사교성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 세계 여러 나라와 더욱 친밀한 관계로 발돋움했으면 한다.역대 병신년의 역사를 보면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하였고(936년), 강화도에서 팔만대장경 조판이 시작되었으며(1236년), 제1회 근대 올림픽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으며(1896년), 한국 최초의 TV 방송국이 개국 되었다.(1956년)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보면 병신년 올해에는 국운 상승으로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 단단히 기대가 된다.또 원숭이띠는 재사(才士)가 많다고 한다. 재사가 많이 나타나 국가발전을 위해 그 능력을 발휘해 주었으면 한다.교수신문이 구랍(舊臘)에 뽑은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선정하였다. 사회 전반에서 ‘나라의 상황이 어려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았음’을 묘사한 것이다. 2016 병신년에는 가정, 직장, 사회에서 거창하고 큰 것만을 기대하지 말고 작은 일 부터 하나하나 자기의 소임(所任)에 충직(忠直) 했으면 한다. 그리고 가정, 사회, 국가에서 ‘근본을 바로 세우고 근원을 맑게 하는(정본청원, 正本淸源)’ 병신년 한해가 되기를 소원하며 사회 안녕과 국운 상승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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