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노재현기자] 새로운 국회를 선택하는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통상적으로 그러했듯 이번 4ㆍ13총선을 앞두고도 어김없이 탈당, 복당, 분당, 이합집산이라는 정치권의 복잡한 셈법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촉발된 야권의 분열, 공천권을 두고 친박 비박 간 비루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여당. 2012년 19대 국회 출범 당시 시민단체가 제시했던 민생안정, 경제민주화, 사회 양극화 해소, 복지 확대, 민주주의 기본권 확보, 정부의 투명성 확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 채 볼썽사납게 또다시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런 식물국회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정치 불신만 깊어진 유권자들이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정권교체…야권 막판연대 지지자들 표 쏠림 관측 청와대 출신 출마 꼬리 물어 ‘친박 대 친박’ 대결 구도 김문수 vs 김부겸 빅매치 포항북·경주 핫플레이스 상주-고령·성주·칠곡 격전 △4·13 총선이 갖는 의미 이번 총선은 4년 차를 맞는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와 차기 대선의 잣대 성격이 짙은 만큼 총선 결과가 가져오는 파장이 그 어느 때 보다 크다. 정부여당은 총선 승리를 통해 정권 후반기의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해야 하고 야당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을 통해 정권교체의 기반을 다져야 하는 만큼 여ㆍ야간 사활을 건 일전이 예고된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180석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180석이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의석이다. 게다가 현재 지리멸렬한 야당의 모습을 볼 때 독자 개헌이 가능한 200석까지 획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총선 승리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과제 완수와 노동분야 4대 개혁, 경제살리기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반해 야당은 탈당, 분당 등으로 내홍이 깊어지면서 최악의 성적을 우려할 만큼 위기에 놓였다. 특히 1~2%에서 승부가 가려지는 수도권의 경우 ‘일여다야 구도가 현실화될 경우 전멸할 가능성이 크다. 대전(大戰)을 앞두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그러나 막판 야권연대가 변수로 부각된다. 야권은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새누리당의 확장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현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과 인사 참사, 공약 파기로 인한 복지 후퇴 등의 실정(失政) 대한 비판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이번 총선 승리가 필수적인 만큼 야권의 막판 연대나 지지자들의 표 쏠림 현상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대구·경북 총선판도 요동 대구ㆍ경북에서는 청와대 출신의 대거 진격으로 현역의원을 흔들고 있다.한때 나돌았던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의 총선 출마는 없던 일이 됐지만, 여전히 청와대 출신의 출마가 꼬리를 물고 있다. 우선 거론되는 인물은 대구 중ㆍ남구에 신동철 대통령 정무비서관, 동구갑에는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달서구병에는 남호균 전 민원비서관실 행정관, 달성군엔 곽상도 전 민정수석이 출마표를 던졌다. 특히 대구 서구의 경우 안종범 경제수석과 윤두현 전 홍보수석이 동시에 출마할 예정이어서 청와대 출신의 맞대결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경북의 경우 심학봉 의원이 사퇴한 구미갑에 왕보경전 연설기록행정관이 뛰어들어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 등과 맞붙는다. 또 대구 북갑 출마를 준비해왔던 전광삼 전 춘추관장이 영양ㆍ영덕ㆍ봉화ㆍ울진으로 선거구로 옮겨 강석호 의원과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 장내 혈투 곳곳에서 예고 ‘진실한 사람’으로 대변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심판’론이 대구에 불어 닥치고 있다. 가장 뜨거운 지역은 유승민 의원이 버티고 있는 대구 동구을이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날을 세워 ‘배신의 정치인’으로 찍히면서 결국 원내 대표직을 내려놓는 파동을 겪었다. 이런 유 의원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전 동구청장은 출마를 선언하면서 “배신의 정치를 응징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이 전 동구청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홍문종 의원과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이장우 대변인 등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찾아 ‘진실한 사람’이라고 노골적으로 지지하며 세를 과시했다. 하지만 유 의원도 한 토론회에서 “대통령은 특정인을 내려보낼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경계심을 보이면서 “공정한 룰에 따라 경선하면 공천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또 류성걸 의원의 지역구인 동구갑에는 경주에서 턴을 한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맞불을 놓고 있다. ‘친박 대 친박’ 대결 구도도 짜여 지고 있다. 대구 달서을 윤재옥 의원에게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도전장을 내 경찰 출신 간 공천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친박계인 조원진 의원이 버티고 있는 달서병에는 남호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출사표를 던져 일전을 불태우고 있다. △김문수 대 김부겸 빅 매치 성사 대구 수성갑에서는 학생운동 동지였던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 간 ‘빅매치’가 펼쳐진다. 경북고와 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지만 정치적 운명이 걸린 만큼 치열한 결투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대선 급인 이들에게 이번 총선이 단숨에 유력 대선후보로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자리는 김 전 의원이 먼저 잡았다. 3선을 지낸 김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안정적 기반을 둔 경기도 군포를 버리고 ‘지역 벽 타파’라는 과제를 안고 대구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고배를 마셨다. 이어 2014년에는 대구시장에 도전했으나 지역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양 선거에서 각각 40% 이상의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려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 김 전 의원은 “대구가 변해야만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는 것”이라면서 “밑바닥 민심은 좋다. 이번에는 대한민국을 살리는 훌륭한 선택을 수성구민들께서 하실 것으로 믿는다”면서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당선을 보장하는 마의 50%의 벽 넘기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정당 지지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풀어야 할 숙제다.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는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도지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특히 높은 정당지지율과 콘크리트와 같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민들의 신뢰가 든든한 후광이 되고 있다. 게다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 수성구가 야당에 뚫린다는 위기감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결집할 가능성도 크다. 김 전 지사는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도지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구의 발전을 위해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수도권 규제 완화를 위해 몰입한 점에 대해서는 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여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대구에서 패배한다면 상황은 치명적이다. 대권의 꿈은 물론이고 정치 재기도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곳곳에서 대진표는 짜여지고 대구ㆍ경북 지역 곳곳에서 대진표가 짜여 지고 있다. 김희국 의원이 지키고 있는 대구 중남구에는 이인선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와 조명희 경북대 교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구ㆍ경북에서 유력 여성 후보들이 경쟁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대구 북구을의 경우 주성영 전 의원과 이종화 전 북구청장이 선거 채비에 나섰다. 이곳은 친박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의 지역구다. 달서 갑에는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이 홍지만 의원에게 도전한다. 경북에서는 포항북과 경주가 ‘핫’ 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포항북에는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 시장이 맞붙는다. 경주에는 정수성 현역 의원에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과 정종복 전 의원이 도전한다.포항남ㆍ울릉군에는 새누리당 박명재 현의원과 새누리당 김정재(여) 예비후보가 포항남울릉지역구 공천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본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지역위원장과의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상주, 고령ㆍ성주ㆍ칠곡도 격전지로 꼽힌다. 상주에서는 성윤환 전 의원이 새누리당 김종태 의원과 일전을 벼르고 있다. 이곳은 지난 새누리당 총선 후보 경선에서 51표 차로 당락이 결정된 지역이다. 고령ㆍ성주ㆍ칠곡에서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3선인 이인기 전 의원 간의 기 싸움이 뜨겁다. 안동에서는 3선에 나서는 새누리당 김광림 의원에게 권오을 전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문경은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에 김수철 풍천실업 대표와 신현국 전 문경시장, 홍성칠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장이 일전을 불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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