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회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신당창당 청사진을 제시했다. 새정치연합을 제외한 야권 전체를 아우르는 혁신정당을 꾸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안 의원이 밝힌 바에 의하면 가장 중요한 목표는 정권교체며 새누리당에서 200석 이상 가져가는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고 최소한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안 의원은 또한 늦어도 내년 2월초까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다. 50일 만에 자신의 정치색을 담은 원내교섭단체인 현역의원 20명 이상 참여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안 의원이 속도전을 선택한 이유는 창당자금인 정당 보조금 88억원을 확보하면서 설 명절에 안철수 신당도 포함시키고 싶은 절박감 때문으로 보인다.이를 위해 안 의원은 조기에 창당 실무준비단을 가동하고 창당실무준비단은 자신의 두뇌집단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맡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어서 정강정책을 만들기 위해 지지자들이 참석하는 집중토론회도 개최한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새정치의 구체적인 비전도 제시할 예정이다.안 의원은 신당창당 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보다 성숙해진 강한 안철수의 면모를 과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치지도자로서 한편의 완결된 정치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표시하고 있다.안 의원은 신당창당을 선언하면서 신당은 안철수 개인의 당이 아니라 낡은 정치의 청산과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범국민적 연합체가 될 것이라며 미래정당, 국민정당, 통합정당 건설에 용감하게 모두 나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그러나 안 의원이 넘어야할 일도 첩첩산중이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해 야권 전체가 패배하고 안철수 신당이 유의미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채 군소정당으로 전락하면 안 의원은 야권분열의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다.또한 선명성만 강조하다가는 인물난 때문에 실패했던 새정치 추진위원회 시절의 과오를 되풀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은 안 의원의 신당창당은 의미가 적지 않다.거대 여야가 수십 년간 독점해온 양당체제를 깨고 중도개혁 성향의 제3당이 국회에 안착할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내년 4. 13 총선에서 신당이 20석 이상을 얻어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한다면 국회를 마비시켜온 극한적 대결정치 대신 다원주의에 기반한 협치가 개화할 실마리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위기를 맞은 민주화 체제가 선진적 정치체제로 도약할 촉매가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안 의원은 정권교체나 낡은 정치청산 같은 추상적 목표만 내세웠을 뿐 신당의 비전과 수권전략은 제시하지 못했다.또 신당이 호남정당에 머물거나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과 연대함으로써 어렵사리 시작한 중도정당의 싹을 스스로 잘라버릴 가능성이 우려스럽다.안 의원이 호남에서 주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구태 기득권 정치세력과 손잡는다면 호남민심을 잃는 것은 물론 총선에서 전체 야권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또 의석수를 늘리려는 욕심에 수도권을 비롯한 박빙지역에서 새정치연합과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면 신당의 명분은 크게 훼손될 것이다.어렵고 힘들더라도 새정치연합을 연대의 대상이 아니라 수권정당의 자격을 놓고 경쟁하는 라이벌로 삼아야 할 것이다.안 의원이 지역 대표성에서 취약한 만큼 야권연대의 유혹을 끊기가 쉽지가 않을 것이다.그러나 그 유혹에 넘어가면 개혁을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다가 기존 야당에 흡수돼버린 군소신당들의 전철을 되풀이 하게 될 것이다.이제 안 의원은 본인이 천명한대로 안철수냐 강철수냐는 본인의 뜻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