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강동진기자] 권오준 포스코호는 월드프리미엄제품에 솔루션미케팅으로 ‘포스코 신화’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2014년 3월 빈 곳간의 키를 물려받은 권 회장은 눈앞이 캄캄했을 것이다. 하지만 권 회장은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평생 쇠를 만지고 연구하면서 쌓은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정준양 전 회장시절 자원이나 에너지 쪽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임원들의 주장에 대해 철강 본연의 경쟁력 제고를 강화하고, 포스코 본연에 더욱 충실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그룹에 대한 검찰수사와 불황 등으로 그 어느 해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기에 병신년을 맞은 권오준 회장의 ‘GREAT THE POSCO’ 건설 의지는 더욱 강하다. 권 회장은 새해에도 경영쇄신의 속도를 내 반드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솔루션마케팅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영원히 철강회사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철강 솔루션회사로 도약할 것인가. 우리는 지금 미래를 향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올해 경영 목표 및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핵심적 글귀다.지난해 포스코는 검찰수사, 수익성 및 주가 하락, 신용등급 강등, 투자사업 성과 부진 등으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위대한 포스코’재건을 향해 사력을 다한 한해였다.지난해 권 회장(우리)은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 △신성장 사업의 선택과 집중 △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 △경영인프라 쇄신 등 4대 전략 어젠다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왔다.하지만 그는 각종 악재로 기대한 경영 목표를 달성치 못했다.때문에 그의 올해 경영목표 달성 의지는 더 강하다.그는 올해 월드프리미엄제품에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반드시 경영목표를 달성하고, GREAT THE POSCO 건설을 이루겠다고 밝혔다.◇월드프리미엄 제품 솔루션마케팅은 포스코의 미래다즉, 포스코는 앞으로 월드프리미엄제품에 솔루션마케팅으로 세계 철강시장을 공략해 옛 명성을 되찾는다는 것.지난해 포스코는 철강 본원경쟁력 향상을 위해 솔루션마케팅 원년을 선언하고, 고객과 함께 철강산업 생태계의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에 주력해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올해는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진화된 솔루션마케팅 실행을 통해 포스코는 수익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라는 두 가지 성과를 모두 달성할 계획이다.◇고객을 위한 월드프리미엄 제품포스코의 월드프리미엄(WP; World Premium) 제품은 기술 중심의 월드퍼스트(World First)와 수익 중심의 월드베스트(World Best), 월드모스트(World Most)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고객 경쟁력을 제고, 고객을 위한 고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말한다. 월드퍼스트는 포스코 고유의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제품 또는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된 세계 유일의 제품이다. 월드베스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성과 경제성을 모두 인정받은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월드퍼스트 제품과 뒤에서 소개할 월드모스트 제품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월드모스트는 월드퍼스트나 월드베스트에 해당되지 않는 제품 중 고객의 선호도가 높아 최근 1년간 영업이익률이 같은 품종 내에서도 일정 비율을 넘는 제품을 말한다. 지난 2014년에는 총 220건의 WP제품을 확정해 운영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생산대수가 증가하고 차종이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가볍고 강한 차량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AHSSㆍMAFEㆍHPF강 등의 WP제품을 선정해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상위 15개 자동차사 등 세계 유수 고객사와의 마케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는 포스코의 WP제품은 고객사에도 높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자동차강판 판매 800만 톤 돌파라는 성과가 이를 증명한다. ◇세계 최고의 제품으로 포스코 성장동력 창출포스코는 철강 수요산업의 변화하는 요구를 반영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적기에 개발, 생산하며 고객과 포스코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창출하고 있다. 그 성과에 따라 포스코 WP제품 판매량은 줄곧 증가하는 추세다. 포스코 전체 제품 판매량에서 WP제품이 차지하는 판매 비중은 30% 중반 수준까지 올랐으며 단기적으로 4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포스코는 현재 40% 수준인 월드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2019년까지 최대 65%까지 늘릴 계획이다.현재 포스코는 자동차강판, 고망간강, 유정용강관 등 300여종의 월드프리미엄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가 올 3분기 판매한 880만t의 철강제품 중 월드프리미엄 제품 비중은 39.6%인 348만t에 달했다. 포스코는 내년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비중을 45%까지 올리고, 2017년에는 50%가 목표다.글로벌 선재가공센터는 제품의 적시 공급과 이용기술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는 솔루션마케팅의 교두보 역할을 하며 고객사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공급망의 가치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2015년 포스코는 철강사업본부ㆍ포항제철소ㆍ기술연구원 등 관련부서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선재 솔루션마케팅의 실행력을 한층 강화했다.또한 글로벌 고객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고객가치 창출에 전력을 다하는 등 세계 최고의 선재제품 제조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솔루션마케팅 성공 사례포스코의 고객성공 솔루션마케팅 활동은 고객사뿐만 아니라 가공센터, 협력사(벤더사) 등 현장에서 철강을 사용하는 실 사용자와의 면담 등에서도 그 단초를 얻는다. 지난 2012년 포스코는 협력사와 업무 협의 중 삼성전자에서 소구경 파이프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포스코는 즉시 파이프 생산설비를 갖춘 조관사 및 가공센터와 협업해 CR 베이스의 소구경 파이프를 제작해 삼성전자에 샘플을 제출했다. 이후 포스코는 삼성전자와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해당 소재가 TV 스탠드 소재임을 파악한 후 용도에 맞게 TV디스플레이의 무게를 견딜 수 있으며 동시에 내식성을 확보할 수 있는 Hot GI 품질설계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협업했던 조관사가 자동차용 파이프 전문 생산업체이다 보니 가전제품용 소구경 파이프 품질설계 과정에 익숙지 않았다. 이에 냉연제품서비스그룹과 함께 조관사를 방문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적절한 품질설계를 찾아내기 시작했다.또한 조관사와 협업해 슬러지 발생, 용접부ㆍ절삭부 롤 파손 가능성, 슬리팅 시 발생하는 문제 등을 해결했다. 포스코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고객사에 도금량 조정 등 해결책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포스코재’가 신속히 품질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고객품질요구 사양을 제품에 등록하고, 일반 철강재로는 대응할 수 없도록 포스코 사양번호가 달린 제품으로 승인을 받아냈다.이를 통해 고객사는 TV 스탠드 1대당 40% 정도의 무게를 감량했고 초슬림 디자인도 구현함으로써 TV 경량화를 통해 유통 시 효율성이 높아지는 1석2조의 효과를 얻기도 했다.
[CEO 인터뷰]
권 회장은 “아무리 좋은 제품일지라도 고객이 사용하는 데 불편하거나 경제적이지 못하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 회사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EVI(Early Vendor Involvement) 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객의 잠재적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사용기술 지원과 영업 지원을 통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일련의 활동이 바로 ‘솔루션 마케팅’이다”라고 강조했다.이어서 그는 “최근 국제선급협회는 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새로운 안전 규정을 제정하여 올해부터 신조 계약되는 선박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국내 조선업체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포스코는 새 규정에 부합하는 강재와 이용 기술을 한발 앞서 개발해 국내 조선사들이 선박 설계와 건조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고 밝혔다.권 회장은 “솔루션마케팅은 한때의 유행이나 구호로 끝날 일이 아니다. 비즈니스의 당연한 상식이자 기본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타성에 젖은 관행에서 탈피해 연구부서를 포함한 전 임직원이 마케팅 마인드로 무장하고 각자의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며 솔루션마케팅 시장 개척을 강력히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