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세계 철강 경기 장기 불황과 포스코그룹에 대한 8개월간의 검찰수사, 메르스 여파 등으로 포항지역 경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포스코가 연말 지역경제를 위해 일정금액을 직원들에게 송년회비로 지급하는등 그나마 노력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국내외적 어려운 여건때문에 기대했던 연말 특수가 사라져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더욱 싸늘하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내년에도 계속된다는 각종 지표가 발표되면서 지역 경제활성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연말 이맘때쯤이면 형산교차로~오광장 주변을 꾸민 야간 경관조명도 올해는 설치되지 않아 철강공단의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철강공단 침체를 대변하고 있다.포항제철소와 외주사, 철강산업 입주업체들은 직원들의 송년회 같은 각종 모임을 줄이면서 식당, 옷가게 등 시내 자영업자들이 예년에 볼 수 없는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포항시 북구에 위치한 A업체는 매년 하던 송년회를 간단하게 줄이기도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 3차로 이어지던 회식을 간단하게 식사를 하면서 마무리하기로 했다.남구 철강공단의 B업체는 올해 송년회 자체를 생략하는가 하면 상여금 마저 지급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사정이 다소 나은 기업들도 신년 달력이나 다이어리, 수첩 제작도 필수 물량만 주문하는 등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젊은이들로 북적거리던 불종거리, 젊음의거리(구 쌍용사거리) 또한 예년과 다른 모습이다.저녁부터 새벽까지 젊은이들로 붐비던 이 일대 주점들도 연말임에도 손님들 발길이 줄어 썰렁한 실정이다. 그나마 찾은 손님들의 발길도 일찍 귀가하는 경우가 많아져 밤 11시를 지나면 불 꺼진 가게가 절반 이상이다.젊음의 거리 한 상인은 "요즘 손님이 없다 죽을 맛이다"며 "가게도 내놓을 형편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전반적인 연말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 보니 기부도 줄어 들었다.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목표액 124억9천만 원 가운데 23일 기준 모금액 34억2천569만102원으로 사랑의 온도는 27.4℃에 불과하다.포항시 남구 해도동에서 식육식당을 하는 김모(53)씨는 “올 연말은 너무 손님이 없다”면서 “식당 영업 13년 만에 가장 힘든 해였다”라고 하소연 했다.정석화 포항중앙상가번영회 고문(63)도 "예전 같으면 점포마다 수천만 원의 권리금이 붙었던 중앙상가포가 최근엔 권리금이 없는 빈 점포까지 나오고 있다"며 "연말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경기가 엉망"이라며 포항시 차원의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