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미국의 무디스(Moody‘s)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등급인 Aa2로 올렸지만 우리 경제엔 취약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무디스의 평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얘기다. 자칫 자만했다가 재앙을 부를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과거 IMF 이전에도 한국의 신용평가 등급은 역대 최대등급을 받아 자만했다가 순식간에 위기가 몰려왔다. 경기 부양을 위해 가계부채를 빠른 속도로 키워놨기 때문에 대내외 경기가 악화되면 큰 위기로 돌아올 것을 우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이처럼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는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경제전망까지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 ▷지지부진한 구조개혁 ▷회복기미가 없는 수출 ▷점차 ‘시한폭탄’으로 바뀌고 있는 눈덩이 가계부채 등을 꼽을 수 있다.무디스는 GDP의 80%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내년 경제성장에 장애 요소가 될 것으로 봤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그 동안 눈덩이처럼 늘어난 가계부채가 시한폭탄이 돼 폭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12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증가하면서 소비 증가 등 경제의 침몰을 막았지만, 이제 한계에 다가서고 있다.무디스가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개혁의 성공을 확신하긴 했지만 저성장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경제체질을 바꿀 구조개혁은 지지부진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주요 개혁과제로 노동과 금융, 공공, 교육 등 네 부문의 개혁방침을 정했지만, 구체적인 개혁에선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구조개혁이 후퇴될 경우 언제라도 신용등급이 하향될 수 있다는 얘기다.또한 그 동안 우리경제의 성장엔진이었던 수출이 이제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둔화와 신흥국의 맹추격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데다 미 금리인상으로 대외불확실성도 증폭되고 있다. 수출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내수 중심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 고용ㆍ소득 악화와 부실기업 증가 등이 우려된다. 방심은 금물이다. 국가신용등급은 과거와 현재를 반영한 지표일 뿐이다.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 국가신용등급이 한 나라의 경제 전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 재정과 무역수지, 외환보유액 같은 거시지표를 통해 부채 상환 능력을 살펴보는 것일 뿐이다. 일본도 ‘잃어버린 20년’ 동안 줄곧 세계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했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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