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9일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세습에 의해 집권 4년차가 된 북한 김정은은 정권의 조기 정착과 공고화를 위해 자행한 공포정치가 지난 4년간 130여 명에 달하는 간부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했다. 특히 김정은은 1인 유일지배 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하여 권력의 핵심층인 노동당과 군부 내 고위간부들을 숙청하면서 정권의 2인자나 실세도 정책적 실패에 따른 숙청뿐만 아니라 ‘개인적 감정’으로도 숙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영호(인민군총참모장), 장성택(국방위 부위원장), 현영철(인민무력부장) 숙청(처형)에 이어 최근 돼지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최룡해(노동당 비서)도 예외가 아니었다.이 같이 김정은이 권력의 2인자나 실세를 예외 없이 숙청함으로써, 북한의 통치체제는 수령유일지배체제를 강화한 ‘공포정치체제’로 구축되고 있으나, 이로 인해 김정은과 북한 지배층 간의 ‘운명공동체’의식은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김정은이 유일지배제체를 강화하기 위한 공포정치는 간부들에게 두려움이고, 권력 엘리트를 옥죄는 통치 방식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정권의 안정을 갖고 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제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김정은 시대 들어 숙청의 형태도 김일성과 김정일이 자행한 숙청의 형태와는 달라졌다. 김일성은 남로당파, 연안파, 소련파 등 권력에 도전하는 세력을 숙청하는 형태를 선택했고, 김정일은 1997년 서관희 농업 담당 비서나 2009년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 등 ‘정책적 실패’에 따른 숙청의 형태를 선택했다. 반면 김정은의 숙청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취했던 정치나 정책적 차원의 숙청 형태를 포함하면서도 ‘개인적 감정’에 근거해 숙청하는 형태를 더 많이 선택하고 있다.권력을 세습한 김정은은 권력에 도전하는 정치적 파벌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김정은은 권력이 과다한 사람은 제거하고, 권력이 자기에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보는 사람은 강등과 복귀를 반복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통치하고 있어 위기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이 같이 김정은이 공포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살펴보면, 첫 번째는 나이가 많은 간부들에 대한 강한 불신 때문이다. 연로한 간부들이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자기를 무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두 번째는 김정은이 간부들 개개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갑자기 권력을 세습했기 때문에 후계자 수업 기간이 짧았다. 이로 인해 간부들의 성향을 잘 모를 수밖에 없어 그만큼 불안감도 크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김정은의 성격이 안하무인적인 태도 때문이다. 김정일의 특별한 보호를 받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독존적인 개인적 성정에 기인한 즉흥적인 성격, 권력 유지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합쳐진 성정 때문이다. 예를 들면, 김정은이 간부들에게 욕을 하며 “이 00, 처형할 줄 알아” 등의 막말을 서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벽을 문이라 하면 열고 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독단적이고 비현실적 지시를 하는 자행하고 있기 때문이다.네 번째는 김정은이 체제유지에 불안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즉 권력 기반이 공고하지 못함으로서 체제가 그만큼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모부인 장성택을 무자비하게 처형한 것처럼 별도의 재판절차도 없이 당과 군의 최고위 간부들을 수없이 공개 처형하는 공포정치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즉 북한 정권의 핵심 측근들이 김정은에 의한 처형과 혁명화교육에 대한 불안감으로 김정은에게 조언을 기피하고, 생존을 위해 직책과 직분을 맡지 않으려고 하고, 책임 회피는 물론 허위보고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감시가 소홀한 해외 파견 간부들 다수가 망명까지 감행하고 있다.이러한 가운데 김정은이 집권한 지난 4년간 북한의 경제지표는 1% 내외의 성장세를 보이는 등 다소 호전됐으나, 실제로는 만성적인 경제난 속에 저성장이 고착되고 있다. 공장가동률이 30% 이하로 저하된 가운데 석탄ㆍ광물자원의 수출과 임가공, 그리고 노동자 해외 파견 등 내부자원과 인력 수출로 그럭저럭 재정을 지탱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사(私)경제가 급성장해 북한경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음으로써, 북한 당국의 경제장악력이 약화되어 지역ㆍ계층 간의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져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됐고, 시장에서 외화사용 비중이 50% 이상으로 추정되며, 북한 원화의 화폐기능은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대중(對中) 무역의존도가 90.1%에 달하고, 외화수입의 75%가 대중 무역일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주민들 간에는 “장마당은 이익 주는데, 당은 주는 게 없다,”고 하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또한 김정은의 무자비한 공포통치는 김정은에 대한 맹종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음으로써, 단기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의 위신 확립과 일사불란한 충성의 대오를 유지하고, 김정은 유일지배제체를 수립하고 강화하는데 기여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도력에 대한 회의감의 확산으로 인한 체제불안 요인 증대로 인해, 체제가 크게 흔들릴 위기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어, 오래 지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우리는 철통같은 국가안보를 더욱 튼튼히 하면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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