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동선기자] 시내버스 승강장에 만들어진 버스베이가 포항지역 버스 운전기사들로부터 ‘있으나 마나’한 무용지물 취급을 받고 있다.
이 버스베이의 실효성 논란은 포항지역뿐만 아니라 최근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버스베이는 다른 교통수단이 방해받지 않도록 버스가 정차할 때 도로에서 벗어나 보도 쪽으로 버스를 정류할 수 있도록 만든 승강장을 말한다.포항지역에는 전체 1천600곳의 시내버스 승강장가운데 버스베이가 설치된 곳은 400여 곳이 있다.하지만 이 시설을 이용하는 시내버스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운전기사 A(54)씨 등은 “버스베이 정차 및 가속구간 등이 너무 좁아 도로로 재진입할 때 다른 교통수단과 접촉사고가 날 우려가 있으므로 사용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이 때문에 버스승객들은 상하차 인도에서 도로로 내려와 버스에 올라야하는 불편함과 안전문제도 지적되고 있다.실제로 지난 10일 오전 시속 70km 구간인 7번 국도상에서 위치해 우현동 유성여고 입구 정류장에는 이 곳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들이 버스베이로 들어가 정차하지 않고 도로상 정차 한 후 승객들을 승하차 시켰다.특히 지난 10월 중순께에는 막차를 운행하던 시내버스 운전자 A(59)씨가 포항시 남구 오천읍 소재의 버스베이에서 도로로 진입하던 중 이 버스를 타기 위해 뒤 따라오던 승객 B(55)씨 발견하지 못해 B(55)씨가 뒷바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버스기사 A씨는 “버스베이 가속구간이 짧아 도로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진행 중인 다른 차량과의 충돌 우려가 있어 도로진입에만 신경쓰다 보니 승차하기 위해 뒤따르던 B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며 버스베이를 이용하는데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도로의 구조시설에 관한 규칙’을 살펴보면, 도시지역 시속 60km 도로의 경우, 버스베이 감속차로의 길이는 20m, 버스정차로 15m, 가속차로 25m 로 규정하고 있다.이같은 규정은 해당도로의 교통량에 따라 지자체에서 도로실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길이 변경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시속 60km 도로에서 버스베이는 가속차로 122m, 감속차로 81m 로 국내 규정에 비해 5배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운전기사들은 “선진국의 경우처럼 포항지역도 시내버스가 도로를 진입할 때 승객들과 교통안전을 위한 충분한 가속구간 등이 버스베이에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시내버스가 버스베이 사용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현장 조사를 펼쳐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