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가로등이 장승인양 버티고 서 있는 복개천 사거리의 구세군 자선냄비에서 요령소리가 은은히 울린다아무 소용없는 싸락눈이 강변을 때리는 영일만 칠흑빛 밤이 천길 바다 속으로 침몰하면 질화로에 오순도순 불씨 다독이는, 오매불망오누이 사랑이 무르익어간다.※시의 산책로-서양에서 기독교가 들어온 지 두 세기도 훌쩍 지났다. 그 중 개신교의 역사만 해도 한 세기가 넘는다. 지금의 중장년층 이상의 대부분은 유년시절의 성탄절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다. 성탄절이면 도회지, 시골 할 것 없이 이른 새벽에 교회마다 신도들이 무리지어 신도들의 집 앞에 찾아가 찬송가를 불렀다. 이른바 새벽송(頌)이었다. 노랫소리는 이웃집에도 다 들려 그들의 잠을 깨웠다. 세월이 흘러 이러한 풍습도 사라졌다. 바쁜 현대 생활에서 굳이 겨울새벽의 찬바람을 감내할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시간은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 풍습이란 것도, 추억도, 젊음도 세월이 다 가져가버리니 그저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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