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블로그에 올린 글을 ‘공유’라는 명목으로 전해주는 글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그 중에 일구이언은 이부지자(一口二言 二父之子)라는 글이 유별나게 관심을 끌었다.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사람이 어디 한 두 사람이라야지, 그러나 일반 서민들이야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국회의원 정도 되는 지도급 인사의 말이 오락가락하면 이건 정말 문제다.지난달 21일, 경찰의 날 70주년 기념식 후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련) 문재인 대표가 경찰관들의 근무 현장을 직접 방문해 “경찰은 우리 사회를 말없이 지켜주고 있는 영웅들”이라면서 “그 노고에 비하면 아직 처우도 열악하고 인력도 부족해 늘 격무에서 헤어나지 못한다”고 위로하고, “정권 교체를 하면 경찰의 숙원사업인 ‘수사권 조정’도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표의 격려에 경찰관들은 상당히 고무되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지금 경찰관들은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그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사회안전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본 임무 수칙에 따라 묵묵히 일하고 있을 뿐이다. 휴가 중에도 사건이 발생하면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직업군이 경찰이다. 업무 집행 중에 상해를 입어도 어디 제대로 된 합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면서도 경찰이란 직업 때문에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세계 어느 나라 경찰이 우리처럼 민간인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있는가? 취객이 근무 중인 파출소에서 행패를 부려도 다 받아주어야 하는 아이러니가 한국 경찰이다. 오늘날 한국 경찰의 근무 여건은 처참하다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의 격려는 엄청난 에너지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그 따뜻한 말의 온도가 채 가시기도 전에 새정련이 지난 14일의 ‘민중 총궐기대회’에서 있었던 물대포의 살포문제를 갖고 2016년도 경찰 예산 중, 불법시위와 테러에 대비하는 예산 160억 원을 전부 삭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말 대한민국 국회의원인가, 물대포가 왜 등장하였느냐? 평화적으로 시위를 하는데 경찰이 먼저 물대포를 쏘았다는 것인가? 쇠파이프와 몽둥이가 난무하고 쇠사다리가 공중비행을 하고 벽돌과 빈병을 투척하고 방화까지 하였다. 지난 5년간 시위대에 폭행당해 부상한 경찰관은 708명이나 되며, 14일에도 100여 명의 경찰이 부상을 입었다. 평화적 시위라면 경찰이 정신병자들의 집단이 아닌 이상 물대포를 쏘지 않았을 것은 불문가지다. 그런데도 새정련은 지난 16일 “경찰의 진압 방식의 폭력성이 도를 넘었다”면서 경찰 진압이 살인적 행위라고 비난하고, 국민은 정부의 살인적 행위에 분노하고 있다고 하였다. 정말 국민이 정부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을까, 지금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분노는 새정련이 말하는 분노가 아니라 정당한 공무집행 중인 경찰에 폭력을 가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도입한 경찰 장비를 파괴하는 폭력시위꾼들에게 분노하고, 그 폭력성을 옹호하는 새정련의 정신 빠진 대책에 분노하고 있다. 제발 국민 팔아먹지 말아라!그리고 분명히 묻겠다. 분명히 답해야 한다. ‘경찰관’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또 ‘차벽(車壁)’문제에 대한 새정련의 인식은 저능아 수준이다. 물대포가 등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국회의원 정도 되는 사람들이 정말 몰라서 ‘과잉진압’부터 먼저 말하고 그 원인을 ‘차벽’에 두고 있는가! 왜 ‘차벽’이 등장했는가? ‘차벽’은, 질서란 말과는 거리가 먼 폭력 시위꾼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도 장치인데, 그 차벽을 설치하였다고 공권력에 폭력을 행사하여도 무관하다는 것인가? 만약 경찰이 이 폭력사태를 막지 않고 방관하였다면 새정치연합은 또 ‘경찰 해체론’을 당연히 들고 나왔을 것이다. 새정련의 문재인 대표가 노무현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지난 2003년, 5.18기념행사에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했는데, 한총련이 깽판을 벌려 엉망이 되자, 문 대표는 한총련의 시위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집회 참가자들도 자신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분노를 표현한 사례가 있었다니, 문재인 대표의 사회 가치관의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새정련은 더 이상 정치적 이득을 위하여 자신들마저 속이는 기만술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정부도 이번 기회에 폭력시위로 인한 국가적 재물손실과 부상 경찰관들의 치료비 등을 끝까지 추적하여 배상받아야 한다.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어물쩍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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