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보아기자] 이경우 씨가 8년간 지인들에게 보낸 짧은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시집으로 펴냈다.이 책은 포항시청에서 37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면서, 개인적으로는 회갑을 맞는 시기에 맞춰 출간돼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4시가 되면 어김없이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한다.지인들에게 주말 잘 보내라는 의미로 간단하게 인사한다고 시작한 것이 어느덧 8년.80바이트, 한글 40자 중 이름은 뺀 38자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지우고 또 지우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보낸 글귀들을 책으로 엮었다. 초창기때는 문자를 오전 4시로 설정하는 바람에 항의전화도 받고, `당신 누구냐`고 묻는 말에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웃으면서 말할 수 있다고.어릴 적부터 글을 좋아해 초등학생 때부터 문예 특성반에서 공부하기도 하며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계속해서 보고 끄적거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던 중 시가 너무 어려워 사십이 넘어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대학 때 국문학을 공부했던 이유로 맞춤법에 대해 조금 더 알다보니 결재 과정에서 부하 직원들이 싫어하는 상사라고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귀띔했다.시를 쉽게 쓰기 위해 국문학 공부를 했는데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고….`초승달로 뜨는 얼굴`에는 소소한 풍경, 어린시절의 기억,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추억, 그리움이 달빛에 어른거린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인생, 그리고 등 총 6장으로 구성된 시집에는 가슴을 울리는 시어를 통해 더 애틋한 정이 들어 늘 기억에 지워지지 않는 추억들이 담겨있다. 이번 시집은 솔직히 과감한 대시라고 말한 이경우 씨는 "내가 쓰는 것 보다 다른 사람들께 더 낫다"는 유쾌한 입담으로 기자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모든 독자들이 이 책을 읽었들 때 이해할 수 있는 글이 가장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책은 교양적인 서적도 아닌 저 자신이 살아온 발자취다"고 전했다.이어 시에 입문하려는 초보 시인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구하자 "시는 세밀한 관찰력,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며 "여러 책을 많이 접하라"고 권유했다. 시를 쓰면 사는 재미가 느껴진다는 그의 이번 책 `초승달로 뜨는 얼굴` 중 한 구절을 소개하고자 한다.겨울비 축축한 날엔 / 묵은 지 / 깊은 맛 배인 친구와 / 때 묻지 않은 / 순수의 잔에 / 맑은 소주 가득 채우고 싶다또 다른 그의 시가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한편 이경우 씨는 퇴직 후 인생의 삶이 녹아있는 시집을 한 번 더 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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