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초 저출산 국가다. 합계 출산율이 1.2%로 전 세계 최저수준이다. 낮은 출산율로 생산 가능인구가 2050년에는 지금의 3천650만 명에서 2천700만 명으로 100만명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65세 이상의 노령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금의 13%에서 35%로 높아진다. 인구감소로 경제규모가 축소되고 고령화로 경제 활력이 떨어질 것이다.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에 투입한 정부예산은 60조 원이 넘는다. 그러나 출산율은 계속 하락했다. 무엇보다 1996년 43만5천여 건이었던 결혼건수가 지난해 30만5천여 건으로 줄어들었다.일본에는 결혼을 배우자, 자식, 주택융자금의 3대 불량채무를 평생 떠안는 제도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미혼파가 많다. 45~54세 일본인 중 태어나서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인 생애 미혼율이 2010년 남성은 20% 여성은 11%에 달했다.한국도 이제 미혼으로 평생을 사는 인구가 급격히 많아졌다. 19세기 이후 서구의 역사를 보면 경제성장으로 소득이 상승하면서 출산율이 처음에는 높아지다가 이후 계속 낮아졌다.가구소득이 증가하면 자녀를 많이 갖고 싶어 하지만 자녀를 양육하는 물질적 비용과 양육시간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도 커져서 자녀수를 줄이고 적은 수의 자녀를 더 잘 키우려고 하는 경향이 많아진다.특히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자가 늘어나고 임금소득이 높아져서 출산율은 계속 낮아졌다.우리나라는 한국전쟁 후에는 출산율이 높았다. 55년부터 63년 사이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로 인해 노동인구가 70년부터 2014년 사이에 2천만명 넘게 증가했다.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소득이 늘어나도 그 전 세대보다 자녀의 수는 줄이고 자녀를 잘 키우는데 투자를 더 많이 했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률은 매우 높아졌다.82년에 10%였던 여성의 대학등록률이 지금은 85%에 이른다. 출산율이 낮은 것은 소득증가와 여성의 교육과 경제참여가 활발해지면서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경제사회 변화의 결과다.여성의 고용률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출산율을 높이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출산율을 무리하게 올리려는 정책이 여성 고용률과 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한국여성의 사회진출은 아직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흡하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58%로 남성의 79%에 비해 매우 낮다. 특히 20대 후반에 73%인 여성의 참여율이 30대 후반에는 출산과 육아부담으로 57%로 떨어지는 실정이다.출산휴가와 유급육아휴직 확대, 보육시설 확충과 양육비지원,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확대 등의 정책들을 꾸준하게 펼쳐 기혼여성이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기 쉽도록 지원해야 한다.직장의 근무여건을 유연하게 하고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쉽게 재취업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확대하고 남성이 가사와 자녀양육에 부담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최근 정부가 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으로 발표한 출산비용지원, 주거지원 강화 등 결혼 출산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도 필요하다.청년들을 위한 고소득의 좋은 일자리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성장 친화적인 출산정책일 것이다. 또한 기혼여성을 위한 근무환경이 좋은 고급서비스업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야 한다.그래서 전셋집 찾기도 어려운데 대출금만 늘이면 뭐하나?, 정부가 중매하지 않아 결혼 못하는 것이 아니다. 연애와 맞선은 알아서 볼 테니 애 낳고 살고 싶은 나라로 만들라는 청년들의 비아냥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이제 한, 중, 일 모두 저출산 고령화라는 심각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그중 한국의 출산율이 가장 낮다. 국가비상사태라도 선포하고 대통령이 나서서 범국민적 차원에서 지혜와 슬기를 모아야 할 때다.좋은 文學 경북지회장 박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