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노년세대는 해방과 육이오 그리고 절대 빈곤을 거치면서도 산업화를 통한 선진한국의 기틀이 되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도 금년 5월 현재 642만9천명(12.7%) 2020년 15.7%, 2030년 24.3%, 2060년 40.1%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 대한노인회는 노인 기준연령을 현행 65세에서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공론화하기로 했다. 건강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부양받는 노인에서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었다. 이를 통해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대거 은퇴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활동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고령화 쇼크에도 대비하는 효과가 있다. 100세 인생을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는 면은 정말 실감이 난다. 저축도 적고 연금도 바닥나고 건강마저 여의치 않으면 재앙이 될 수가 있다. 따라서 금전(기본적인 재산)을 무시하지 않아야 비굴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다. 요즘은 자식에게 남은 재산 다 털리고 거리에 나 앉거나 제주도에 관광가서 버려졌다는 소식이 적어 다행이다. 어른들이 동네 경로당에서 공유한 경험담으로 무장한 덕분일 것이다. 자식에게 몫 돈 주고 푼돈 타 쓰면서 효자라고 자랑할 필요는 없다. 효자도 돈이 떨어지면 본의 아니게 불효자가 된다. 필자도 형제자매가 원만히 협의해 수몰보상금으로 어머니의 노후 준비를 해드렸고 육이오 참전 상이용사 미망인연금까지 타시게 되어 걱정이 없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건강에 신경써야한다. 먼저 섭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흔히들 노년에는 적게 먹어야 한다고 하지만 영양 부족인 실버도 많다. 늘 단백질을 조금씩이라도 자주 드시고 몸이 피곤하면 병원에 자주 가야 한다. 필자도 어머니께서 몸이 피곤하면 영양제를 자주 맞으시라고 권한다. 피로나 감기나 메르스 등도 실버세대에 더 치명적이 되기 쉽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 다리가 성하면 공원이나 강변을 걷고 불편하시면 거실에서라도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이든 즐겁게 해야 한다. 노래를 부르던 박수를 치던 몰입하고 나면 아픔도 사라진다. 실버 세대는 여유를 가지고 남을 대하거나 베풀기 어렵고 섭섭해지고 꽁해지기 쉽다. 예전에 내가 저를 어찌 키웠는데라거나 자녀 한둘 건사하면서 효도하지 않는 자식을 야속해 한다. 그러나 자식 키우는 가운데 받는 즐거움과 애환 그 자체로서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해야 우선 마음이 편해진다. 사실 다 자기 먹을 것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은 요즘같이 고비용 구조 하에서 실천하기 어렵다. 내 자식은 한 둘 되는 그 자식 키우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그래서 정말 섭섭하더라도 ‘그 나이에 나는 뭘 했더라’하고 역지사지하면서 기대지 말고 홀로 서겠다는 각오로 살아야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자손들을 위해서라도 나누고 베풀어야 복이 온다(心德勝名). 공직 초창기에 공직 선배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아직도 가슴에 새긴다. 같은 부서에서 특정업무를 하는 동료들이 식사자리도 같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하급기관 업자로부터 부정한 금품을 받는 것이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 선배는 사람이 저마다 타고난 복이 정해져 있는데(이른바 복 총량제) 부당하게 재물을 탐하면 재앙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 문중재산을 부당하게 탐하거나 각종 보상금을 혼자서 꿀꺽한 집이 잘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당대에 망하거나 후손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왕왕 보았다. 여유가 되어 베풀면 주변에 사람이 자연히 모인다. 필자의 모친도 고향 영주 아파트 1층에서 사시는데 늘 친구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사랑방이다. 어머니 집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것이 어르신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내가 이 나이에 돈도 없고 몸도 아픈데 무얼 베풀어’라고 예단하지 말자. 환한 미소로 웃으면서(和顔施) 먼저 인사를 보내거나 젊은이들을 칭찬해주는 것 등등 해 줄 수 있는 것은 무궁하다.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받으면 바로 미소로 화답하고 칭찬하자. 소경이 등불 들고 밤길을 가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알려 남을 배려함으로서 자신에게 득이 된다는 교훈이다. 구태여 바쁘지 않으면서 열심히 뛰는 젊은이들을 방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물 한 잔 주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주는 것이 노년의 지혜이다. 공직 근무중 점심시간에 식당에 자리가 없어 기다리게 됐다. 어르신들이 소주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식사하시는 걸 보고 조금 늦게 오시지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제 필자도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들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나이 들면 배려해야 할 것이 더욱 많은 점이 실감난다. 아름다운 매화도 엄동설한 속에서 고초를 겪은 이후에야 비로소 그윽이 향기를 사방에 풍긴다. 쌍죽은 잘 자라지 못해 양쪽으로 골이 팬 병죽인데 죽질이 단단하여 퉁소를 만들면 청아한 소리가 난다. 그러하듯 어려운 시절을 살고 대한민국의 초석을 이루신 우리의 어르신들은 행복한 노년을 맞을 자격이 있다. 부모님 자주 찾아뵙고 어르신들께 따스한 인사 한 마디라도 자주 해드리자. 젊은 말은 빠르지만 늙은 말은 지름길을 찾는 지혜가 있다. 세월은 지혜이고 머물지 않는 세월 즉 나이 듦은 복이다. 죽은 고래는 강물을 흘러내려가고 산 은어는 거슬러 올라간다. 백세 인생을 위하여 파이팅!!!